조선업계 관계자는 16일 “중국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엔진 수요 증가 속도는 현지 기업의 제조 기술 발전과 생산 능력 확대 속도보다 빠르다”며 “향후 한국 등 외국으로부터의 수입 의존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업체인 클락슨리서치는 2024년도 글로벌 선박 수주량이 6581만CGT(표준화물선화산톤수, 2412척)으로 2023년보다 34%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국가별 합산 수주량을 보면 한국 조선사들은 1098만CGT(250척)으로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나 전 세계 수주 점유율은 1년 새 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조선사들은 수주량이 4920만CGT(2320척)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점유율도 11%p 늘어난 71%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 선박 건조 발주를 휩쓰는 가운데 중국의 한국산 선박 엔진 수입도 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중국의 한국산 선박 엔진 수입액은 5억9500만 달러(약 8760억원)로 3개 분기 만에 2023년 전체 수입액(5억8100만 달러)을 넘어섰다. 한국산 비중이 전체 수입액의 70%에 달했다. 국내 선박 엔진 제조사들이 친환경 엔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중국 수출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이다.
선박용 엔진뿐 아니라 엔진 부품의 수입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선박용 엔진 산업은 한국과 일본 등 기업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크랭크축, 밸기 밸브 스템 등 핵심 부품은 여전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월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엔진 부품 규모는 2억2500만 달러(약 327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실제 한화엔진이 최근 6282억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 납품 계약을 체결한 대상은 중국 조선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엔진의 기존 주요 고객이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를 제외하면 중국 조선사란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계약 상대 역시 중국 조선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해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조선사의 생산능력 확대와 LNG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수주가 늘면서 한국 기업의 엔진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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