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내년도 어둡다... 사옥 매각하고 지분 팔아 현금 쌓는 건설사

한석진 기자 2024-12-26 10:00:00
서울시내 한 건설현장 모습[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건설업체들이 투자나 사업 확대보다는 현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투자는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보다 1.6% 증가해 양호한 성적을 보였지만 2분기에 0.5% 감소한 이후 3분기에는 5.7%나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의 주식 922만3555주를 SKS 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한화로 약 1316억원이다.
 
GS건설은 자회사인 GS엘리베이터에 이어 GS이니마까지 매각을 추진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GS이니마는 스페인에 거점을 둔 종합 수처리 회사다. GS건설 신사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GS이니마의 기업 가치가 1조6000억원으로 추정한다.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전경[사진=태영건설]

태영건설은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을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2251억3500만원이다. 티와이제일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는 SK디앤디의 자산 운용 전문 자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태영빌딩 인수를 위해 설립한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다.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태영건설이 사용 중인 태영빌딩은 지하 5층, 지상 13층짜리 건물로 연면적 4만1858㎡ 규모다. 태영건설은 사옥 매각 목적이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앞서 티와이홀딩스는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과 공동보유 중인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에코비트는 2021년 10월 태영그룹 계열사 TSK코퍼레이션과 KKR의 산업폐기물 회사 에코솔루션그룹(ESG)이 합병해 출범한 종합 환경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6744억원, 영업이익은 1100억원을 내는 등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현금 확보 방안의 핵심으로 에코비트 매각을 추진했다.

대우건설도 최근 1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뉴스테이 사업 지분을 처분하기로 했다. 대우건설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보유 주식 225만주 중 1800억원어치인 180만주를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대우건설은 주식처분 목적에 대해 ‘유동성 강화’라고 공시에 명시했다.
 
동탄2 뉴스테이는 대우건설이 단지를 만들기 위해 2015년 설립한 시행사다.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단지는 뉴스테이 정책의 하나로 지어졌다. 뉴스테이는 박근혜 정부가 들인 임대 정책으로, 민간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임대주택을 짓고, 8년간의 임대 의무기간이 지나면 분양이 가능한 구조다. 2018년 임대 의무기간에 돌입한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는 2026년 2월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 국내 기관이 내년에 건설투자 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으로 내년 경제 성장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 때까지 자산을 매각하고 현금을 쌓으며 버티기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