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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탄핵 집회서 통 큰 선결제…시민들 "시위로 보답하겠다"

임효진 기자 2024-12-14 12:35:15
아이유, 국밥·빵 등 700인분 선결제 촛불 대신 '응원봉'…새로운 집회 문화
서울 여의도 가수 아이유가 선결제한 한 음식점 앞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사진=박연수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집회에 나가 자신의 응원봉을 흔드는 팬을 격려하는 연예인도 속속 나오고 있다. K팝 문화가 한국 집회·시위 문화를 바꿨다는 평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연일 열리는 촛불 집회에서 아이돌 응원봉이 촛불을 대신하고 있다. K팝 유행곡이 ‘운동가’로 불리고 있어서다. 

가수 아이유(31·본명 이지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질 14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 먹거리·핫팩을 준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새로운 집회 문화로 자리 잡은 '선결제' 방식으로다.
 
14일 가수 아이유가 선물한 국밥을 먹은 인증샷 [사진=유애나 제공]
14일 방문한 한 음식점 계산대 옆에는 ‘유애나’가 국밥 100그릇을 선결제했다는 영수증이 붙어 있었다. 유애나는 아이유 팬덤 이름이다. 추운 날씨를 피해 국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로 음식점은 북적였다.

이날 음식점을 방문한 윤세호(52) 씨는 “연예인이 이렇게 나서서 행동하기가 쉽지 않은데 멋있다”고 말했다. 함께 온 김민정(52) 씨도 “SNS를 보고 오전 8시 40분쯤 와서 50번째로 입장했다”며 “국밥 뿐 아니라 카페도 함께 다양한 메뉴를 줘서 더 좋다”고 했다.

미리 준비된 국밥 200그릇은 오전 9시 14분에 매진됐다.
 
14일 오전 9시쯤 서울 영등포구 카페'롤링핀'에 놓여진 가수 아이유가 선물한 핫팻을 사람들이 가져가고 있다. [사진=박연수 기자]
음식점 뿐이 아니다. 아침부터 집회를 나온 팬들은 카페에도 몰렸다. 아이유 측은 여의도 빵집·떡집·국밥집 등에 가게당 100개(잔·그릇 포함)에 이르는 음식 등을 각각 결제했다. 선결제된 음식은 빵 200개, 떡 100개, 국밥·곰탕 200그릇, 음료 200잔 등 총 700개다.

아이유 측으로부터 주문 받은 카페도 오전 9시 22분에 판매가 완료됐다.

한 카페 사장은 “목요일쯤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전화가 왔다”며 “아침 7시 40분부터 손님들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카페에 손님으로 찾아온 송승현(27) 씨는 "부천에서 왔다"며 “시위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유리가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인근 김밥 가게에 김밥을 선결제한 소식도 전해졌다. 소녀시대 응원봉인 ‘소원봉’을 인증하면 해당 매장에서 김밥을 수령할 수 있다. 유리는 이날 팬 소통 플랫폼에 “다들 내일 김밥 먹고 배 든든히 해. 안전 조심, 건강 조심.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 잘 불러봐”라는 글을 남겼다.

가수 정세운도 최근 공식 팬카페를 통해 "행봉(정세운 응원봉 별칭) 들고 흔드는 손이 언제 어디서든 얼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핫팩 기프티콘 100장을 증정했다.

이날 여의도에선 '범국민 촛불 대행진'도 진행될 예정이다. 주최 측은 100만명 이상이 집결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