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아트테크(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가 온라인 판매나 조각투자 등 비대면 문화 활성화로 고객 범위가 넓어지면서 은행들은 미술 관련 금융상품·서비스를 개발하고 신진 작가 지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WM 사업의 핵심 고객인 고액자산가뿐 아니라 요즘은 젊은 세대까지 미술품 투자나 구입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 브랜드 'KB 골드앤와이즈(GOLD&WISE)'의 '갤러리뱅크'를 새단장했다. 갤러리뱅크는 KB 골드앤와이즈에서 200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대표 문화마케팅 프로그램이다. 국민은행은 매년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해 고객에게 아트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PB센터를 예술과 함께하는 자산관리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PB센터 직원에겐 작품 관련 정보를 주기적으로 안내해 고액과의 소통을 늘려가고 있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지난 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리움미술관에서 국민은행을 비롯한 전 계열사 고객 1000여명을 초청해 문화예술의 가치를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는 'KB 골드앤와이즈 뮤지엄 데이'를 개최하기도 했다. 리움미술관의 수준 높은 미술 작품 관람과 더불어 전문 큐레이터가 제공하는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방문 고객의 작품 감상을 돕는 '프라이빗 도슨트', 현대미술과 아트 투자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아트 강연' 등으로 구성됐다.
한편 '자산관리 명가(名家)'라 불리는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건물 전체가 수장고인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골드PB 전용 점포를 오픈한데 이어 2022년엔 개방형 수장고인 '하트원(H.art1)'을 개관했다. 특히 자산관리와 미술을 결합한 '하나아트뱅크'를 출범시키면서 △아트 어드바이저리 △VIP 손님을 위한 수장고 △예술 관련 콘텐츠 제공 △하나아트클럽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아트 어드바이저리'는 고객의 미술품 매입·매도, 가치 평가, 감정, 거래 등을 컨설팅해 주는 서비스다.
아울러 지난해 3월엔 국내 최초로 동산인 미술품을 신탁받아 처분까지 실행하는 '미술품 신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달 18일까지는 하나아트뱅크 전시회 '라잇 나우 서울(RIGHT NOW SEOUL) 2024'를 개최한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갤러리 호튼과의 협력을 통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는 이우환, 쿠사마 야요이, 유화수 등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신한은행은 '신한 SOL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 '미술품 둘러보기' 서비스를 추가했다. 미술작품 및 작가 정보 플랫폼 '아트픽하소'와 손잡고 고객들이 △개인별 취향 분석에 기반한 작가 추천 △원화 작품, 아트 상품 판매 등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오는 21일까지 신진 작가 박소정·윤장호 작가와 전시 기획자 채병훈이 함께 참여한 '가변 부피(Variable Capacity)' 전시회를 진행한다. 박소정·윤장호 작가와 채병훈 전시 기획자는 '2024 신한 영 아티스트 페스타(Shinhan Young Artist Festa)'에서 선정됐다. 신한 영 아티스트 페스타는 신한은행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로, 2003년부터 지금까지 총 292명의 작가가 선정돼 167회의 전시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IBK 아트 스테이션 2024'의 네 번째 전시를 열었다. 김우진·조현서·최성임 작가의 개인전에 이은 네 번째 전시로 판화를 주요 매체로 활용하는 윤일권 작가의 개인전 '도시 속 시선'을 이달 13일까지 개최한다.
'IBK 아트 스테이션'은 유망 신진 작가의 신작 제작비·개인전 개최·작품 홍보 등을 통해 문화예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다. 기업은행은 노후화된 산업단지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IBK 예술로(路)'와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신진 작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더 아트프라자' 등 문화예술 사회공헌사업도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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