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계엄령 여파 증시 급락 면해…코스피 1.4%↓, 외국인 줄행랑

김광미 기자 2024-12-05 09:17:08
4일 코스피 1.44% 하락한 2464에 거래 마감 外 코스피 4086억, 코스피200 3215억 매도 환율 1410.1원 기록…계엄 해제 후 상승폭 축소 "장기화될 가능성 낮지만 원화 약세 기조 지속"
코스피가 36.10p(1.44%) 내린 2,464.00에 장을 종료한 4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런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은 코스피가 1% 하락하고 외국인이 대거 이탈하며 등 혼란을 빚었다. 걱정했던 최악의 급락 사태는 면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6.10p(1.44%) 하락한 2464.0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13.65p(1.98%) 내린 677.15에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 25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발표한 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은 지난 1979년 이후 45년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 4086억원, 코스피200에서 3215억원, 코스닥에서 155억원 매도했다. 

특히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국정과제였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출과 관련된 종목이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는 전일 대비 18.75% 하락한 3만3150원에 장을 마무리했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 12.62% △동양철관 12.29% △디케이락 9.73% 감소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대왕고래 테마주인 화성밸브가 26.04%, GS글로벌이 12.37% 내렸고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출 관련주인 두산에너빌리티가 10.17%), 한전기술이 15.77% 떨어지며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7.2원 오른 1410.1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1월(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외환시장에서 밤새 1444.75원까지 올랐다. 국회에서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선포하면서 상승폭은 축소됐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은행회관에서 진행된 '긴급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언급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 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발언했다. 

전문가는 이번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가 국내 증시에 단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산의 매력도 약화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불가피하며, 한국의 대외 신뢰도 약화도 원화의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정치적 불안으로 인한 달러-원 환율 급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근본적으로 정치적 혼란 이후 원화 약세를 유도하는 요인들이 많다는 점에서 당분간 1400원대 환율 레벨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경계감에 해외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 안정화 조치가 명확하게 나온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주식시자장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엄령 사태로 인해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신인도 하락이 원화 가치와 경기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내 정치 불안의 장기화는 궁극적으로 내수 부진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을 더욱 가중시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