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공개된 배터리 3사의 3분기 매출 합계는 12조2444억원, 영업이익 합계는 6019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3사 합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9997억원, 1조1101억원인 것에 비해 낮아진 수치다. 증감액으로 치면 매출은 4조7553억원(28.0%), 영업이익은 5082억원(45.8%) 감소했다.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전기차 판매 둔화가 지목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지난달 공개한 '비(非)중국 전기차 인도량'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까지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 판매 매수는 374만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4.8% 성장에 그쳤다.
특히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한 유럽 지역에선 2.7% 역성장했다. 판매량이 12.7%나 상승한 중국 외 아시아 지역도 판매 물량의 상당수가 BYD(비야디)나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전기차 업체의 판매고에서 나온 걸로 알려졌다.
주 매출원인 전기차용 배터리의 수익성이 내려가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주목한 건 ESS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실적 설명회에서 전력망 설비 투자가 늘어나며 ESS 수요처가 확대될 걸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SDI의 경우 ESS를 중심으로 4분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 봤다. SK온 역시 실적 설명회에서 ESS에 대한 관심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배터리 3사의 시선이 ESS로 몰리는 이유는 높은 성장세에 있다. SNE리서치는 지난 2월 발표한 '2024 세계 ESS 시장 전망'을 통해 올해 전 세계 ESS 시장 규모가 400억 달러(약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2035년까지 시장 규모가 800억 달러(약 110조원)로 커지며 연평균 성장률 10.6%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이라 봤다.
ESS는 주로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보조 전원으로 쓰인다. 가령 태양광 발전소에서 낮에 만든 전기는 ESS에 넣어뒀다가 밤에 꺼내 쓰는 식이다. 최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ESS도 덩달아 수혜를 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모든 소재가 고체로 이뤄져 있어 안전성과 주행거리 면에서 기존 배터리보다 우수하다.
선두 주자인 삼성SDI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며 올해 안으로 생산 공법을 확정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목표하고 있고 SK온은 2028~2029년까지 시제품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당장 실적 개선을 위한 전기차의 회복세가 보이고 있진 않지만, 반등 신호가 보이긴 한다"며 "차세대 배터리의 경우 기술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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