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대형 건설사 3분기 실적 줄줄이 곤두박질...내년 실적도 불투명

한석진 기자 2024-11-07 10:00:00
세종특별시 내 한 공사현장 모습[사진=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이코노믹데일리] 건설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원자재 가격 안정화 방안은 요원한 가운데 환경·안전관리 규제 강화, 건설투자 부진 전망 등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건설업계 불어닥친 한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1% 줄어든 23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이익은 23.5% 감소한 475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보였다.
 
두 회사 모두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최근 실적을 공시한 대우건설은 6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2% 감소해 주요 건설사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GS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12.5% 줄었다.
 
다만 DL이앤씨는 영업이익이 8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으며 전분기 대비로는 155.9% 급등했다.

DL이앤씨는 실적 개선에 대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부문별 수주를 늘리고 원가율 관리에 집중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하락한 건설사들은 공통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주된 이유로 지목했다. 특히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의 실적 하락 폭이 컸다.
 
현대건설은 실적 발표 후 원자잿값의 지속 상승과 안전·품질 투자비 반영 등의 영향으로 원가율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도 실적 감소 원인에 대해 원가율 상승과 일부 현장의 추가 원가 반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건설사들도 사정이 비슷하다는 것이 업계 얘기다.
 
서울시내 한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매달 집계하는 건설 공사비 지수는 최근 3년 새 26% 상승했다. 건설 현장에서 체감하는 공사비 상승 폭은 이보다도 크다.
 
일각에선 건설사의 실적 하락세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가 상승세가 여전한 데다 건설업은 계약 시점과 준공 시점까지 상당한 시간 차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건설 현장에서 재협상을 통해 공사비가 증액됐지만, 증액분이 반영되기까지는 2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내년 층간소음 사후확인제·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확대에 따른 마감자재비 상승,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른 시멘트와 철강제품 가격 상승 압박 등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수주 경쟁력이 향후 실적 개선 여부를 가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세라 신영증권 건설·건자재 담당 연구원은 "올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부채로 촉발된 재무 건전성 위기를 넘기는 데 주력했다면 내년은 그 위기를 넘어선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하는 시기"라며 "정상 수준의 이익률은 어느 수준인지, 해외 수주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지 등 이익 성장의 신뢰를 주기 위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