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2026년 경영 전략 [사진=노트북LM]
[이코노믹데일리] 주택 경기 둔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가운데 대형 건설사들의 연간 목표 설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들어 매출 목표는 낮추고 신규 수주 목표는 높이는 기조가 뚜렷해졌다. 외형 확대보다 수주잔고를 먼저 쌓아 장기 실적을 방어하겠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올해 매출 목표를 상향한 곳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 정도로 확인됐다. 지난해 연초에 제시한 매출 목표를 채우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올해는 숫자를 보수적으로 잡으려는 기류가 강해진 분위기다.
먼저 현대건설은 지난해 31조629억원이던 매출에서 올해 목표치를 27조4000억원으로 낮췄다. 주택 착공 물량 감소가 시차를 두고 기성 매출에 반영될 가능성을 감안한 설정이다. DL이앤씨는 올해 매출 목표를 7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낮췄고 대우건설도 8조546억원에서 8조원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주택 분양 물량 축소와 공정 진행 상황을 감안하면 당장 외형 확대에 무게를 두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12조4504억원에서 올해 11조5000억원으로 목표를 7.4% 하향했다. 대형 주택 사업장이 준공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삼성물산은 올해 매출 목표를 15조8000억원으로 제시해 전년보다 11.7% 상향했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인프라 등 비주택 부문에서 확보한 수주를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기대가 목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전년 대비 소폭 상향한 4조2336억원으로 매출 목표를 잡았다.
신규 수주 목표는 전반적으로 상향하는 모습이다. 수주가 쌓인 뒤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감안하면 수주잔고를 늘리는 전략이 당장의 매출보다 우선순위에 놓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9조6020억원이던 신규 수주를 올해 23조500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주택과 설계·조달·시공(EPC)를 동시에 확대해 비주택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18조원으로 제시했다. 전년 대비 26% 넘게 늘어난 규모로, 회사 설립 이후 최대치다. 회사 관계자는 체코 신규 원전과 가덕도 신공항, 해외 플랜트 사업 등을 주요 후보군으로 언급하며 도시정비사업 역시 5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도 신규 수주 목표를 12조5000억원으로 제시해 전년 대비 28%가량 확대했다. 데이터센터와 발전 플랜트 등 비주택 사업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수치에 반영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33조4000억원의 신규 수주 목표를 유지했고 GS건설은 17조8000억원으로 다소 낮췄다. 일부를 제외하면 대형 건설사 대부분이 매출은 보수적으로, 수주는 공격적으로 설정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매출과 수주 목표가 엇갈린 상황에서 수익성 관리가 올해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 확대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공사 원가와 사업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 사의 선별 수주 전략도 함께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매출을 늘리기보다 수주잔고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분위기다”라며 “물론 수주 목표가 높아졌다고 해서 실적 개선을 단정하기는 어렵고 원가 관리와 공정 운영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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