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두산, 합병비율 상향 조정…"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반영"

임효진 기자 2024-10-21 19:30:24
합병비율 1대0.031→0.043…구조는 그대로 "두산에너빌리티 100주 보유시 39만원 증가"
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두산]
[이코노믹데일리] 두산그룹이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해 자회사로 두는 사업 구조 재편안을 재추진한다. 합병 비율도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이 기존보다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는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안건을 의결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이사(부회장)과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이사(부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직접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사업 구조 재편안은 지난 7월 발표한 내용과 구조적으로는 같지만,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의 분할 합병 비율을 재산정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지분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 신설법인의 합병 비율은 1대0.043으로 공시됐다. 기존 비율인 1대0.031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보유한 주주가 받을 수 있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은 기존 3.1주에서 4.3주로 늘어난다. 분할합병 과정에서 보유할 수 있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도 기존 75.3주에서 88.5주로 증가하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100주를 가졌다면 보유 주식 가치는 지난 7월 이사회 당시 종가 기준과 비교할 때 기존 안보다 약 39만원 증가한 셈이라고 두산은 설명했다. 

두산 측은 “시장 관례에 따라 회계상 순자산 장부금액 기준으로 책정했던 기존 두산밥캣 분할비율을 시가 기준으로 바꿨다. 시가만 적용했던 (두산밥캣을 자산으로 보유한) 신설 투자법인과 두산로보틱스 간 합병비율에 두산밥캣 경영권 프리미엄 43.7%를 반영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면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하려고 했으나, 주주 반발과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지난 8월 말 이를 철회했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주주들에게 최대한 많은 주식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분할합병 비율을 변경했다”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가치가 높아질 두 회사 주식을 동시에 보유, 향후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