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LS도 뛰어들었다···'황금알 낳는 거위' AI 데이터센터 ESS 쟁탈전

유환 기자 2024-09-09 17:38:49
LS머트리얼즈 UC ESS 발표 AI 데이터센터 패턴에 적합 "아직 성패 판가름 어려워"
왼쪽부터 LS머트리얼즈의 22파이(Φ), 33Φ, 35Φ 울트라커패시터 제품 모습[사진=LS머트리얼즈]
[이코노믹데일리]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LS머트리얼즈가 출사표를 던졌다. 향후 AI 개발 환경 변화에 따라 LS머트리얼즈 ESS 사업의 성패도 갈릴 전망이다.

LS머트리얼즈는 지난 5일 서울 영등포 FKI타워에서 울트라커패시터(UC)를 통한 AI 데이터센터 ESS 전략을 선보였다. 발표에선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패턴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UC ESS의 필요성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회사 측 설명에 의하면 AI 데이터센터에선 AI 미학습 시 전력을 거의 소모하지 않다가, AI 학습에 들어가면 단번에 전력 사용량이 임계치에 도달했다. 눈여겨 볼 점은 이 주기가 30~40초 사이로 매우 짧게 여러 번 반복된다는 점이다.

많은 양의 전력이 짧은 시간에 반복 소비되면 전력 설비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또 AI 학습을 하지 않을 때도 임계치 규모의 전력 설비를 마련해 둬야 하는 만큼, 사용량 대비 설비에 과잉 투자해야 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LS머트리얼즈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UC ESS를 꺼내 들었다. UC는 배터리의 일종이며 전극 사이 이온을 물리적으로 흡착해 에너지를 저장한다. 양·음극재란 그릇에 이온을 담아 에너지를 저장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다른 방식이다.

이 때문에 UC 에너지 용량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반대로 배터리 완충까지 수십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완충까지 1시간 내외 걸리는 것에 비해 매우 짧은 수치다.

또 충·방전 횟수 최대치도 리튬이온 배터리가 2000회 내외인 것에 비해 UC ESS는 100만회까지 가능하며, 최대 에너지 출력도 5~10배가량 더 높다. 용량이 적은 대신 반복해서 충·방전하는 용도로 사용하기 좋은 것이다.

LS머트리얼즈는 AI 데이터센터에 해당 UC ESS를 설치해, AI 학습 시 최대 전력을 공급해 주고 미학습 시 재생에너지로 충전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를 통해 올해 빅테크에서만 1670억 달러(약 224조원)를 투자한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업계 전문가는 현재 AI 학습 패턴이 언제까지 유지될진 모른다며, 향후 AI가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느냐에 따라 시장 적용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바른AI연구센터장 교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 패턴 문제를 UC ESS로 접근하는 건 좋은 개념이다"며 "그러나 AI를 개발할 땐 이미 학습한 내용을 다시 학습하는 경우가 드물고, 학습할 때마다 사용하는 모델·매개 변수(파라미터)에 따라 전력 사용 패턴이 바뀐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패턴이 매번 달라질 텐데, 그걸 UC ESS로 예측하거나 감당할 수 있을진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며 "향후 AI 개발 방향도 대형 데이터센터에서 소규모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성패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