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폭스바겐, 수익성 악화에 獨 공장 폐쇄 검토…"현대차엔 기회"

임효진 기자 2024-09-04 14:17:43
폭스바겐, 독일 내 공장 2곳 폐쇄 검토 전문가들 "내연기관차 시대 막 내렸다" 현대차, 전기차·하이브리드차엔 '기회'
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폭스바겐 그룹이 독일 내에서 최소 2곳의 공장을 폐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독일 대표 완성차 브랜드인 폭스바겐 그룹이 독일 내 공장 폐쇄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완성차 업계의 지각 변동을 전망하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내연기관 중심의 1·2위 기업 도요타와 폭스바겐이 무너지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는 평가와 함께 현대자동차그룹에 기회가 될 거라는 희망 섞인 예측도 나왔다.

CNN·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지난 2일(현지시간) 폭스바겐 그룹이 독일 내에서 최소 2곳의 공장을 폐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노사협의회에서 “새로운 경쟁자가 유럽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 내에 제조 공장을 유지한다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뒤처지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이 '새로운 경쟁자'로 첫 손에 꼽은 건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 BYD다. 지난달까지 유럽 누적 전기차 판매량 26만4869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1년 치 판매량(24만2765대)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일각에선 폭스바겐 공장 폐쇄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에 유럽 자동차 기업들이 무너지는 반증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기존 경쟁자'인 현대차 그룹의 약진이 폭스바겐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의 위협이 있기 전 이미 현대차그룹 등을 통해 내연기관차 산업이 위기 상황을 맞았다는 것이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내연기관차 산업이 무너지리라는 것은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며 “폭스바겐은 내수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는데 유럽에서 일어나는 전기차 전환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 현재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로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실제 현대차그룹은 최근 유럽 시장 판매량 최고치를 찍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EC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총 110만6467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2019년(106만5227대) 판매 대수를 넘어선 것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점유율 순위는 3년 연속 4위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다양한 전기차와 하이브리차 모델을 보유하며 글로벌 3위에 오른 현대차에 기회가 왔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생산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둔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폭스바겐이 세계 2위였다. 세계 2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건 (내연기관 시대)가 무너지는 시작점에 있다는 뜻”이라며 “현대차는 전기차, 수소차, 내연기관차 어느 하나 뒤지는 것 없이 믹스 생산을 잘하는 만큼 현대차그룹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요타는 지금 하이브리드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만, 현대차와 도요타의 전기차 수준은 4~5년 차이 난다”며 “폭스바겐뿐 아니라 도요타도 모두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