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더스토리] LCD 미련 못 벗은 LGD

고은서 기자 2024-08-27 16:51:30
OLED에 방점 둔 LG디스플레이 차량용에서는 여전히 LCD 강조 "LCD보다 OLED가 안전에 강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디스플레이 2024'에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참가했다. 사진은 모델들이 'K-디스플레이 2024'에 전시된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 및 57인치 필러투필러 LCD가 적용된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체험하는 모습[사진=LG디스플레이]
[이코노믹데일리] <편집자주> 인더스토리는 현장을 뛰는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뒷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생생한 후기를 쉽고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사업구조의 대전환을 선언한 건 2022년입니다. 당시 OLED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TV와 정보기술(IT)용 LCD 모듈 라인을 정리하면서 OLED에 집중하려는 모습은 명확했습니다. 그런데 예외를 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입니다. 여기서 만큼은 여전히 LCD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건 왜일까요.

최근 디스플레이 전시회에서 만난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LCD가 더 적합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LCD가 여전히 LG디스플레이의 3대 핵심 사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죠. 그렇다면 왜 LG디스플레이는 다른 분야에서는 LCD를 정리하면서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만큼은 LCD를 포기하지 않는 걸까요.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독특한 시장입니다. 고온, 저온, 진동, 습도 등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며, 긴 수명과 높은 신뢰성이 요구됩니다. 때문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다른 용도의 디스플레이와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요.

LCD는 이러한 차량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더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특히 높은 밝기와 내구성 측면에서 LCD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OLED가 더 얇고 선명한 화질을 제공할 수 있지만, 번인(burn-in) 문제나 긴 수명에서의 제약이 차량용으로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만큼은 LCD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시장도 만만치는 않습니다. 저가 중소형 LCD 패널로 유명한 대만의 이노룩스가 이미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LCD 패널 중 믿을 구석은 10인치 이상 차량용 LCD 패널 뿐"이라고 전합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죠.

LG디스플레이가 앞으로 LCD와 OLED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고 어떤 전략적 결정을 내릴까요.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