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이라는 회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세 가지 제품이다. 소비자들에게는 흔히 빨간 로고의 '테이프 회사'로 알려져 있다. 전국 모든 문방구에 3M 제품이 없는 곳이 없다. 어쩌면 초등학생들에게는 삼성, LG보다 3M이 더 친숙한 기업일 수도 있다.
사실 문방구에 납품되는 소비자용 제품의 매출은 한국3M 연간 매출의 20%에 불과하다. 그 외에 80%를 차지하는 건 가전, 스마트폰,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산업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업간거래(B2B)용 테이프(점착제)다.
한국3M은 21일 경기 화성시 한국3M기술연구소에서 테크브리핑을 개최하고 지속가능성을 갖춘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한국3M은 기존에 기계적인 결합(볼팅)으로만 가능하던 일을 테이프 하나로 해내고 있다. 김정민 3M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볼트와 너트로 각종 부품을 결합하면 제품이 무겁고 폐기물도 많이 나온다"며 "3M 접착 솔루션을 사용할 경우 유해 물질을 줄이고 폐기물·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무엇보다도 고객사의 요구를 최우선에 둔다. 고객사의 제품과 사용 용도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A전자에서 점착제를 제거해도 찌꺼기 없이 깔끔하게 수리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접착 제품을 필요로 하면 그에 맞는 우수한 접착 성능과 작업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게 바로 3M이다.
3M의 접착 솔루션은 때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기도 한다. 이하영 3M 산업용 테이프 및 접착제 사업부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 팀장은 "최근엔 붙일 땐 강력하게 붙지만, 뗄 때는 쉽게 떼어지는 접착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모순적이고 어려운 기술이지만 이런 게 바로 고객사의 니즈"라고 말했다.
고객기술센터인 CTC 투어에서는 3M의 기술이 담긴 각종 제품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3M이 힘을 준 건 '3M VHB 테이프'다. VHB 테이프는 용접도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접착력을 갖췄다. 정밀한 포지셔닝이 필요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나 냉장고·TV 등 전자기기 부품 접착에 용이하다.
자동차에도 3M 제품은 빠지지 않는다. 차량에 엠블럼을 부착하는 일도 3M이 담당한다. 타이어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저주파 소음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3M의 고성능 제진재나 흡음재를 활용하고 있다.
요즘 최대 이슈로 떠오른 전기차 화재 문제에 있어서도 3M은 '해결사'로 불린다. 김 매니저는 "3M이 개발한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글라스 버블'은 배터리 온도 관리에 도움을 준다"며 "열폭주를 막지는 못하지만 승객이 대피하는 데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면서 3M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내비쳤다. 3M의 전체 제품군 5만5000개 중 약 70%는 '무용제(솔벤트 프리)' 제품이다. 이 팀장은 "무용제 점착제 코팅 방식을 적용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보다 효율적으로 (점착제가 유지되도록 보호하는 하얀색 종이인) 이형지 등의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전했다.
실제 3M은 신제품을 개발할 때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우선 검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최근 개발된 신제품들 역시 개발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우선 검토해 회사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성의 방향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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