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에프엔가이드는 4일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통해 롯데케미칼이 2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갈 거라고 예측했다. 롯데케미칼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5조3457억원, 영업손실 481억원이다. 오는 8일 공개 예정인 2분기 경영 실적이 컨센서스에 부합한다면 롯데케미칼은 3분기 연속 적자를 내게 된다.
롯데케미칼의 주력 사업인 석화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거액을 투자한 동박 사업 수익성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이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편 제품으로 주로 배터리 음극재에 쓰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22년 2조5377억원을 주고 동박 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의 주식 53.3%를 매입했다.
그러나 인수 이후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이 닥치며 사업 실적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022년 매출 7294억원, 영업이익 848억원을 기록했으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한 2023년엔 매출 809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거뒀다. 부진한 실적에 인수 당시 약 5조원으로 평가됐던 시가 총액은 5일 기준 1조4848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해 늘렸던 차입금은 부담으로 돌아왔다. 롯데케미칼의 부채와 부채 비율은 2022년 2분기 각각 8조1757억원, 52.1%에서 지난 1분기에 각각 14조7095억원, 72.0%로 커졌다. 3년 만에 부채가 6조5338억원 늘고 부채비율이 19.9%p 증가한 셈이다.
차입금 부담에 신용등급도 연이어 하락했다. 국내 최대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1단계 강등했다. 지난 6월엔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의 이중고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매출 70%를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소재에 의존하는데, 올해 중국에서만 530만t 규모의 에틸렌 설비가 늘어날 예정이다. 2021년 기준 국내 에틸렌 생산량 1270만t의 41.6%에 이른다. 중국의 에틸렌 증설 물량은 2027년쯤부터 감소할 예정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석화 소재 자급률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석화업계 상황이 빠르게 나아지긴 어려울 것 같다"며 "중동 지역 분쟁으로 물류 리스크도 오르는 상황이라 여러 부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서 업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