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기업 4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해 10일 발표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업 전망과 대응'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30.2%는 "상반기 영업이익과 이자 비용이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지출한 이자가 같은 기간 벌어 들인 영업이익보다 많을 것이라고 답한 기업은 14.6%였다. 이자를 내고 나면 영업적자가 예상된다고 본 것이다.
고금리 기간 경험한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는 '이자 비용으로 인해 재무 악화를 겪었다'는 답변이 31.3%로 가장 많았다. 응답 기업 중 27.8%는 신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중견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 가운데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크거나 영업적자인 기업 비중은 24.2%로 같은 상황에 처한 대기업(9.1%), 중견기업(8.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매출과 자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대출 문턱이 높고 문턱을 넘더라도 더 높은 금리를 적용 받아 고금리 상황에서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기 빠듯한 현상은 한국은행 통계로도 잘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기업 중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보다 큰 기업의 비중은 40.1%로 전년(2022년) 34.6%보다 5.5%p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업 대출 연체율은 0.48%로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은 하반기 고금리 국면 해소 가능성을 낮게 봤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몇 번 인하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 47%는 '1번'이라고 답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 전망한 기업도 40%나 됐다.
대한상의는 "기업이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고환율, 고물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동향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연내 적극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고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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