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우리금융, 롯데손보 본입찰 불발…동양·ABL생명 인수 '집중'

지다혜 기자 2024-06-28 15:34:13
롯데손보 인수 가격 놓고 입장차 좁히지 못해 동양·ABL생명 실사 후 가격 협상 나설 듯
서울 중구 소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우리금융]
[이코노믹데일리] 우리금융그룹이 결국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향후 생명보험사 흡수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우리금융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오전 진행된 롯데손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일부 외국계 사모펀드(PEF)만 참여하고 국내 금융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비롯한 보험업 진출 차원에서 지난 4월 롯데손보의 매각 주관사인 JP모건 측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우리금융은 이후 롯데손보의 적정 몸값을 책정하기 위해 실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와 인수 가격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를 2조~3조원대까지 희망했지만, 우리금융은 1조원대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이 비은행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업 등 미진출 업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롯데손보 인수와 관련해서는 "추진하더라도 과도한 가격 지불은 안 하는 게 원칙"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롯데손보 매각을 포기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에 주력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이날 공시에서 "이와 별도로 진행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추진과 관련한 내용은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지난 26일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지분 인수 등 내용이 담긴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양생명은 다자보험그룹이 지분 42.01%, 다자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이 지분 33.33%를 갖고 있다. ABL생명은 안방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실사를 통해 두 생보사에 대한 인수 가격을 산정한 후 다자보험그룹과 가격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인 것이 맞다"며 "다만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고,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공시나 보도자료를 통해 상세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오랜 기간 높은 은행 의존도를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업 및 보험업 진출을 다양한 방법으로 모색해 왔다.

우리금융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8245억원) 중 은행 순이익만 7897억원으로 집계돼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4대 금융은 90%를 넘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