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7~19일까지 진행된 제27대 임원(보궐) 재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한 김형선-김진홍-최호걸 후보조가 83.66% 찬성률(4만624표)을 얻어 당선됐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재선거 최종 집계 결과, 4만8556명이 투표에 참여해 55.62%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홍배 전 금융노조위원장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되면서 지난 4월 22~24일 보궐 선거를 진행했다. 당시 기호 1번에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노조위원장과 기호 2번에 윤석구 KEB하나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이 경선을 벌였고 선거 결과 기호 2번 윤 위원장 측이 51.88%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선관위 측은 지난달 20일 회의를 열어 해당 이의 신청에 대해 심의했고 선거규정 제35조·제52조에 따라 윤 위원장의 '당선 무효'를 결정했다.
이에 윤 위원장 측은 "일상적·통상적인 조합 활동이었다"고 반박하며 지난달 21일 법원에 금융노조 선관위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재판장 김상훈)는 지난 14일 금융노조 보궐선거 윤석구 당선인 측이 신청한 '당선무효결정 효력정지 및 재선거 실시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했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노동조합은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선관위 규정은 법적 효력을 가진다"며 "노조의 대표자가 노조 또는 사용자의 예산을 이용해 기부행위를 한다면 노동조합의 예산 사용이나 사용자의 지원 정도에 따라 선거 결과가 바뀌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노조 중앙선관위는 지난 1일부터 재선거 입후보 등록을 받았다. 김 당선인 측이 단독 후보로 등록했고 윤 위원장 측은 가처분 신청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당선인은 앞선 4월 보궐 선거 때와 다르게 김진홍 신한은행지부 위원장, 최호걸 전 KEB하나은행지부 위원장과 새로운 러닝메이트를 꾸려 출마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에 따라 재선거는 지난 17일부터 예정대로 실시됐다.
윤 위원장은 지난 17일 '반민주적 선거불복, 재선거 강행 선거 불참으로 심판하자!' 입장문을 내고 "투표거부를 통해 조합원의 분노와 힘을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 측은 "김형선 낙선자도 동일하게 조합활동을 하였지만 당선무효 사유가 취소되는 것이 아니라고 적시해 본안을 기각한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 재선거에 대해 조합원 민의를 뒤집어 버린 반민주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 측은 취재진에 "당선 무효, 재선거 강행 등 일련의 소동으로 조합원 여러분께 혼란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KEB하나은행의 위원장으로서 맡겨진 업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윤 위원장 측은 선관위에 재선거 입후보자 등록 무효와 재선거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 윤 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김진홍 수석부위원장이 노동조합 또는 사용자 예산으로 금품제공·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약속을 내걸어 선거관리규정 제35조 제2호 및 제5호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김 당선인 측은 개표 직후 취재진과 통화에서 "사실 기쁘다는 마음보다 책임의 무게를 많이 느낀다"며 "금융노조 선거가 그동안 혼란이 많이 있었기에 빨리 혼란을 수습하고 금융노조가 제대로 반듯하게 설 수 있도록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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