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기준금리 3.50% '동결'…"불확실성 커"

김광미 기자 2024-04-12 13:30:04
소비자물가 상승률 두 달 연속 3.1% 한은 "현재 긴축 기조 유지 적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현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농산물 가격 급등과 국제 정세 악화 등에서 불확실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12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세 번째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이는 10차례 연속 동결로, 지난해 1월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앞서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우려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인하했고 그해 5월 0.25%p 더 낮췄다. 이후 9번 동결했고 2021년 8월 15개월 만에 0.25%p 인상했다.

이후 기준금리는 같은 해 11월, 2022년 1·4·5·7·8·10·11월, 올 1월까지 베이비스텝(0.25%p 인상) 8번, 빅스텝(0.50%p 인상) 2번을 단행하며 3.00%p까지 올랐다.

이러한 금리 인상 기조는 작년 2월 동결로 전환되면서 깨졌고, 3.5%p 수준이 지난해 1월부터 14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금통위는 이러한 배경에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큰 만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통화정책을 판단할 때 중요한 지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2월·3월 두달 연속 3.1%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8%로 2%대에 머물렀지만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3%대로 올랐다.

이와 더불어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 달러까지 올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도 지난 2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생활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물가 목표(2%) 수렴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 미국의 금리 인하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동결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각) 공개된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월비)이 3.5%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금리선물 투자자들도 6월 금리 인하 확률을 20% 아래로 전망했다.
 
미국에서도 고물가시 섣불리 통화정책 완화로 전환할 경우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을 저어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하반기 이후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3월, 5월을 거쳐 계속 늦춰지더니 이제 6월 설도 약해지고 있다"며 "연준도 한은과 마찬가지로 물가를 계속 우려하는 데다 미국 경제 상황이 좋은 만큼 7월에나 첫 번째 인하를 시작해 연말까지 0.25%포인트(p)씩 두 차례 정도만 낮추고, 한은은 이후 연말까지 한 차례만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