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10연속 '동결' 무게…물가 불확실성 '부담'

김광미 기자 2024-04-08 18:23:21
소비자물가 상승률 두 달 연속 3%대 전문가 "금리 인하 이르면 7월, 늦으면 4분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올해 3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여는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열릴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작년 1월부터 이어온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3.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산물 가격 상승과 국제 유가 급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복수의 전문가는 이번 12일 열리는 금통위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관측했다. 농산물 가격과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반년 만에 2%에 접어들었지만,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2월과 3월 3.1%로 오르면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혼란해진 중동 정세로 공급에 불확실성이 커져 지난 5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5개월 배럴당 90 달러(약 12만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 경로가 한은이 생각했던 것만큼 내려오지 않고 있다"며 "유가도 다시 오르고 환율도 높은 수준이라 (물가 상승률이) 쉽게 내려올 것 같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유가 반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수출과 설비 투자 반등이 내수 부진을 상쇄할 수 있는 국면이 유지되고 있다"고 동결 의견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신중론을 보이는 것도 동결로 예상이 기우는데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에서 "최근 2개월 간 예상을 웃돈 물가 지표가 일시적으로 튀어 오른 요철인지 아닌 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증가해 예상치인 3.1%를 넘었다.

더불어 미국 고용지표 역시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기대감은 더 낮아졌다.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는데 이르면 7월, 늦으면 4분기라 언급했다. 올해 인하 횟수에 대해서도 1~3차례까지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하반기 물가가 예상 경로대로 떨어진다고 하면 올해 내수가 좋지 않다 보니 경기에 중점을 두고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하반기 금리 인하를 시작해 두 번 정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하반기 들어 물가 둔화 기조를 재차 확인하면서 점진적인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며 7월부터 3차례(0.75%p) 인하할 것이라 봤다. 

이에 반해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은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한은이 4분기에 첫 금리 인하에 돌입하면서 올해 1차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