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펫보험 시장 '약진'…보험료 할인·서비스 '봇물'

지다혜 기자 2024-04-09 06:00:00
펫보험 보유 계약, 전년 대비 51.7% 증가 이달말 비교·추천 플랫폼서 서비스 개시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보험사 간 고객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이달 보험 상품 개정을 계기로 보험사들은 상품 다양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아울러 손해보험협회도 펫보험 시장 확대를 위한 수의업계 협력 지원을 예고하면서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 10곳(삼성·현대·KB·DB·메리츠·농협·한화·롯데·캐롯·ACE)이 보유한 보험 계약 건수는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도 5만8456건으로 전년(3만5140건)보다 66.4% 늘었다. 한 해 동안 주력으로 판매할 상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기존 상품을 보완해 내놓는 보험 상품 개정 시즌인 4월에 들어서면서 펫보험 상품도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보험사들의 회계연도는 4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이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상품 출시가 많았는데, 회계연도가 바뀐 지금도 이런 관행은 이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2014년부터 은행, 카드사 등 다른 업종처럼 보험사의 회계연도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로 변경됐다.

최근 삼성화재는 반려견을 위한 '착한펫보험'을 새롭게 출시했다. 반려견의 입·통원 의료·수술비, 펫장례 서비스 지원금을 종합적으로 보장한다. 가장 차별화된 특징은 반려견 장례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또 보장 범위별 특약 세분화로 통상 월 3만원 이상인 보험료를 월 최저 1만원대 이하로도 가입 가능하게 했다.

KB손해보험은 같은 그룹 계열사인 KB국민카드와 함께 '마이펫카드'를 출시했다. KB손보의 펫보험 가입자는 해당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면 20% 할인을 월 1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 밖에도 △동물병원, 반려동물 업종 20% 할인 △ 배달 및 간식(제과·커피·패스트푸드 업종, 배달의 민족, 요기요, 마켓컬리) 10% 할인 혜택을 각각 월 3000원까지 제공한다.

지난 2월 DB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자동차 사고 피해를 입은 반려동물에 대한 위로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내놨다. 자동차 사고로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최대 100만원, 부상 시에는 최대 50만원까지 보상한다.

현대해상은 이달 들어 '굿앤굿우리펫보험' 가입 대상을 개에서 고양이까지 확대하고 보험 갱신 기간도 기존 '3년 또는 5년'에서 '7년 또는 10년'으로 늘렸다.

대형 손보사들이 상품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펫보험 시장 1위 메리츠화재도 자리 지키기에 고심 중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장기 펫보험 상품인 '펫퍼민트'를 출시한 뒤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까지 도입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면서 인기를 끌었다.

한편 보험업계에서는 저출생·고령화로 성장 둔화 위기를 맞으면서 펫보험도 돌파구 전략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이병래 손보협회장은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펫보험 시장의 안정적 확장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와 수의업계 간 협력으로 동물진료 통계활용 및 신상품 개발 지원과 반려인 요청 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부 열람 및 발급이 가능하도록 수의사법 개정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가입률이 아직 높은 편은 아니지만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개체 수는 799만 마리로 추정된다. 전체 반려동물 개체 수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현재 1.4% 수준이다.

또 이달 말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에서 펫보험 서비스 개시도 앞두고 있어 보험사 간의 점유율 경쟁은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