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카드는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중 처음으로 공모방식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발행금액은 최대 2500억원 이내, 발행금리는 수요예측일 기준 5년물 국고채 금리에 적정 스프레드를 가산해 결정된다.
발행 만기는 최초 30년이며 발행사의 결정에 따라 5년 후에 콜옵션을 행사해 조기상환하거나 30년 단위로 만기 연장도 가능하다. 국민카드는 지난달 말 증권신고서 제출 및 수요예측 등 절차를 진행했고 이달 초 발행을 마무리한다.
국민카드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올해 말 기준 조정자기자본비율과 레버리지배율이 각각 17.6%, 5.8배 수준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여전사 최초로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타 여전사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외부 불확실성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과 자본 건전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1월 31일, 2월 1일 양일에 걸쳐 신종자본증권 1400억원을 발행했다. 금리는 모두 5.56%다. 롯데카드도 지난달 사모 시장에서 1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표면이자율은 연 6.2%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전채나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으로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왔다. 해당 방식의 변제 순위가 신종자본증권보다 앞에 있어 비용 부담이 적어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레버리지배율 조절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 수단에 변화를 준 것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처럼 만기가 없고 채권처럼 매년 일정한 이자나 배당을 주는 금융상품으로 청산 때 원리금 상환순위가 후순위여서 금리가 높은 편이다. 다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이점이 있다. 이에 따라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 확충 시 레버리지 부담이 줄어든다.
레버리지배율은 카드사의 자본 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의존하고 있는 정도와, 타인자본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다. 레버리지배율이 낮을수록 손실 완충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무분별한 대출 확대나 과도한 외형 성장 경쟁으로 생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8배로 제한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자금 조달 방안 중 하나"라며 "각 사 상황에 맞게 자본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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