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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이사 오른 'BGF 2세' 홍정국 부회장, '매출 추월·점주 상생' 중책

김아령 기자 2024-03-27 18:11:47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BGF리테일]

[이코노믹데일리]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그룹이 본격적인 ‘오너 2세’ 경영 시대를 알렸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장남 홍정국 부회장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력 계열사 BGF리테일의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그룹 내 역할과 책임이 더욱 강화됐다.
 
홍 부회장 앞에는 ‘편의점 매출 1위 달성’과 ‘신사업 발굴’, ‘가맹점주 상생’이라는 중요 과제가 놓였다. 경기침체로 경영환경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은 가운데 홍 부회장이 편의점 유통사업 성장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서울 강남구 BGF사옥 본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홍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통과시켰다. 임기는 3년. 홍 부회장이 BGF리테일 사내이사로 복귀한 건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 만이다.
 
홍 부회장은 2013년 BGF리테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쳐 그룹 지주회사인 BGF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 경영진 인사에서 BGF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사회 등기로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 홍 부회장의 경영 승계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부회장의 시급한 과제는 편의점 CU를 편의점업계 매출 1위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CU는 GS25와 점포 수·영업이익·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CU 1만7762개, GS25 1만7390개로 CU가 약 400개가량 점포 수가 더 많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GS25가 CU를 앞섰지만, 2022년 CU가 역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CU와 GS25의 영업이익은 각각 2532억원, 218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GS25가 우위다. 지난해 GS25의 매출은 8조2457억원으로 CU(8조1948억원)보다 509억원 많았다.
 
BGF리테일은 올해 매출 1위 탈환을 목표로 매출 우량 점포가 될 가능성이 큰 신규 점포의 개수를 늘리고 기존 운영점의 점포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신사업을 통해 매출 신장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BGF리테일은 주총에서 ‘그 외 기타 무점포 소매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무점포 소매업은 ‘이동형 편의점’을 말한다. 대학과 지역 축제 등 고객이 필요한 곳으로 직접 이동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 10일 서울이랜드 홈구장에서 운영된 CU 이동형 편의점은 생수, 차 등의 음료 판매가 전체 매출의 32.6%를 차지했다. 아이스크림(17.5%), 컵얼음(14.4%)뿐 아니라 일반 점포에서 매출 구성비가 4% 수준인 물티슈의 매출이 9.4%를 차지했다.
 
CU는 이동형 편의점이 가맹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리테일 테크를 탑재한 이동형 편의점 모델을 시범 운영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가맹점주간 상생 문제도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앞서 BGF리테일은 ‘상생신상제도’를 두고 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다. 상생신상제도는 CU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지원하던 ‘전기요금 지원’ 등을 폐지하고 지난해부터 운영 중인 제도다. 매달 CU가 지정한 신상품 도입 비율 등에 따라 지원금이 차등 지급되는 구조다.
 
점주들은 매장 크기와 무관하게 동일한 도입률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 불필요한 신상을 억지로 발주해야 한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CU는 점주 불만을 일부 수용해 2024년 상생안을 확정했다. 신상품 도입률을 기존 80%에서 소폭 낮추고 대출 지원금을 늘렸다. 그러나 전기요금 지원 등 직접 지원이 대부분 사라지면서 갈등의 불씨가 남은 점은 변수로 꼽힌다.
 
홍정국 부회장은 “올해도 고물가·고비용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상 최대의 가계·기업 부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슈와 같은 악재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장기 저성장 국면에서 변화하고 도전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