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7회 'NGBS(차세대 배터리 세미나) 2024'를 개최했다. 오익환 SNE부사장을 비롯해 김석구 LG에너지솔루션 상무,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이 연사로 참여해 배터리 시장의 전망과 각 사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사용량 연간 성장률은 2021년 107%에서 2022년 69.3%, 지난해 38.8%로 둔화됐다. 오익환 부사장은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800기가와트시(GWh)로 연평균 17% 성장해 2035년에 4760GWh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2025년부터는 서서히 시장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공급과잉과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내년까지 어려운 시기라는 점에 공감했다. 캐즘을 넘기기 위해서는 소위 경쟁 제품인 내연기관차를 뛰어넘을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무언가, 또는 전기차가 갖고 있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석구 상무는 차세대 배터리로 리튬황과 전고체를 꼽았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 소재로 황을, 음극 소재로 리튬 금속을 사용하는 배터리를 말한다. 김 상무는 "리튬 메탈과 양극재를 황으로 사용하면 에너지 밀도는 4~500Wh/kg까지 키울 수 있다"며 "양극재를 황화합물로 변경하면 재료비는 3~40% 절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30년으로 잡으면서 늦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기술을 완벽하게 준비해놓고 양산 시점만 기다리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주영 부사장은 삼성SDI가 중점을 두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SDI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전고체 배터리(ASB) 샘플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제품의 양산 목표 시점은 2027년으로 각형 배터리(P5)와 비교해 약 40%가량 향상된 에너지 밀도 900Wh/L의 성능을 갖췄다.
고 부사장은 "2027년 상용화를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인터배터리 2024 당시 자사 ASB 샘플을 세 군데의 고객사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이후 샘플을 받아보고 싶다는 고객들이 더 생겨 활발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하면 차체가 가벼워질 뿐 아니라 동일한 에너지를 구현했을 때 부피도 작고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고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건 공급망이기 때문에 양산 시점에 맞춰서 (소재사들이) 양산 준비가 돼야 한다"며 "소재사들 입장에서는 스케일업이 필요하고 상용화를 위해서는 준비할 게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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