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행동주의 펀드 적극 개입 시 기업 고용·수익성 ↓

김광미 기자 2024-03-20 16:29:41
한경협 美10대 행동주의펀드 개입 영향 발표 개입 직후 2020년 고용 9.9% 순익 43.5% 하락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 위치한 한국경제인협회 사옥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이코노믹데일리]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경우 고용과 수익성 측면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美10대 행동주의펀드의 기업경영 개입 파급영향'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10대 행동주의 펀드가 2018~2019년 경영 개입에 우수했던 67개 기업을 연구한 결과다.

해당 분석에서 적극적으로 주주권리를 행사하는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 경영에 참여할 경우 고용이 위축되고 수익성이 낮아진다고 제시했다.

기업 고용 인원의 경우 2018년 평균 5만6141명에서 2022년 4만5946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가 개입한 직후인 2020년은 전년 대비 9.9% 하락한 4만8609명으로 나타났다.

부채의 경우 비율이 2020년 145.6%에서 2022년 152.3%로 상승했다. 총 부채액은 2020년이 255억2000만 달러(약 34조2000억원)로 가장 많았다.

매출액은 2020년이 160억2000만 달러(약 22조5000억원)로 직전 연도 대비 10.5% 줄었고, 설비 투자는 12억4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로 15.6% 감소했다.

수익성의 대표 지표인 당기순이익은 2020년 9억6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로 전년보다 43.5%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같은 해 15억2000만 달러(약 2조700억원)로 1년간 29.6% 감소했다.

한경협은 행동주의 펀드가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와 같은 주주이익 상향을 목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경영지표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규모는 2019년까지는 상향하다가 2020년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금도 2020년까지 증가했지만 2021년 0.1%, 2020년 12.5%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배당 성향은 2020년 188.8% 증가했는데 한경협은 이에 대해 행동주의 영향보다 조사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당시 급락한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행동주의 펀드의 기업 경영 개입이 고용을 위축시키고 재무안정성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주주환원 효과도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단기 차익을 거둘 목적으로 무리한 배당 확대를 요구하거나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기업 성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