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우리은행, 시중은행 중 첫 ELS 배상 논의 '스타트'

김광미 기자 2024-03-20 15:28:04
22일 이사회 자율 배상 결의…최대 100억 예상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에 대해 자율배상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22일 진행되는 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ELS 만기 일정과 손실 예상액에 대해 논의하고 자율배상에 관련 내용을 안건에 부친다.

우리은행이 자체 추산한 결과 총 배상액은 최대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 심의·결의 진행 후 이에 따라 자율배상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12일 홍콩H지수 ELS 만기가 도래하는 약 43억원 규모의 자사 판매 고객부터 개별적인 배상액을 산정한다.

우리은행은 1차 법률적 검토를 거친 뒤 이사회에서 자율배상을 실시해도 배임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자율배상 내용을 이사들에게 사전에 공유했다.

일각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지난 11일 발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라 조속히 고객과 협상하겠다는 형식적 입장을 내세울 가능성도 제기한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금액은 413억원으로, 첫 만기 도래분의 손실률(전날 종가 기준)은 -45%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 ELS 판매액이 △KB국민은행 7조8000억원 △신한은행 2조4000억원 △NH농협은행 2조2000억원 △하나은행 2조원 △SC제일은행 1조2000억원으로, 이에 비하면 우리은행 판매액은 적은 편이다.

금감원이 기준안에 "판매사의 사후 수습 노력을 참작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우리은행이 선(先)배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중 첫 타자로 나서면서 발표될 우리은행 배상안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금감원 판매사 현장검사 결과 은행의 홍콩H지수 ELS 판매액은 1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1분기 3조3000억원, 2분기 5조4000억원, 3분기 2조8000억원, 4분기 1조7000억원이 만기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