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현준·조현상 나란히 ㈜효성 사내이사로…분할 승계 '가속'

성상영 기자 2024-03-15 16:51:55
㈜효성 정기 주총서 선임안 의결 형제 간 독립 경영 체제 출범 앞둬 갈등 없이 승계…지분 정리 남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왼쪽)과 조현상 부회장 [사진=효성그룹]
[이코노믹데일리]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지주회사 ㈜효성 사내이사에 나란이 재선임됐다. 오는 7월 지주사 분할이 예고된 가운데, 계열 분리를 거쳐 두 형제가 경영권을 나눠 갖는 승계 플랜이 탄력을 받게 됐다.

㈜효성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빌딩에서 제6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을 의결했다. 앞서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 조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에서 각각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들 회사는 지주사 분할 이후 각자 거느리게 될 핵심 계열사다.

효성그룹에 따르면 오는 7월 ㈜효성과 가칭 ㈜효성신설지주가 출범한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계열사를 가져가고 조현상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을 맡는다. 기존 사업은 형인 조 회장이 이어가고 동생인 조 부회장은 신사업 중심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신설 지주사 이사회 구성도 윤곽이 나온 상태다. 조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을 대표이사가 되고 신덕수 ㈜효성 전무가 합류한다. 사외이사에는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이 내정됐다.

효성그룹은 2017년 조 회장이 취임하고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같은 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며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했다. 이후 현재까지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서로 다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며 형제 경영이 이어졌다. 조 회장이 효성티앤씨 지분 14.59%, 조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지분 12.21%를 보유해 각각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두 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그대로 지주사 분할안에 반영된 것으로 재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분할 승계를 일찍부터 염두에 뒀다고 본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생길 분쟁을 미리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조현준(장남)·현상(삼남) 형제 간 우애는 깊다고 알려졌지만 과거 조 명예회장 차남인 조현문 변호사가 조 회장을 고발하며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회사를 떠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함께 보유한 계열사 지분과 더불어 조 명예회장 보유 지분 증여 또는 상속 문제가 그것이다. 효성화학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 회사 주주 구성을 보면 조현준 회장 7.37%, 조석래 명예회장 6.30%, 조현상 부회장 6.16%로 돼 있다. 계열사 간 연결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지 않고 지분 관계를 일부 유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