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에 이어 삼성그룹도 유리기판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 연구개발(R&D)과 양산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기판의 결합을, 삼성디스플레이는 유리 공정 관련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대신 유리를 원재료로 만든 반도체 기판으로 인공지능(AI)과 같은 고성능·고밀도 칩 패키지에 활용된다. 유리기판은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된 기존 반도체 기판보다 표면이 매끈하고 두께도 기존보다 4분의 1 이상 얇게 제작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력 소모량도 줄일 수 있고 데이터 처리량도 개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작년 9월 인텔은 업계 최초로 유리기판 기술을 공개했다. 당시 바박 사비 인텔 조립 및 테스트 기술 개발 부문 총괄 부사장은 "10년간 연구 끝에 첨단 패키징에 활용할 선도적인 유리기판 기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인텔은 지난 10년 이상 유기기판 대체재로서 유리기판을 연구해 왔다. 1990년대에 세라믹 패키징에서 유기 패키징으로 전환을 주도한 업계 선두주자로 꼽힌다.
인텔은 오는 2030년까지 유리기판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대로라면 삼성이 인텔보다 더 빨리 상용화에 성공하게 된다. 인텔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 소재 반도체 생산 시설에 현재까지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해 유리기판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패키지 소재 주도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선(先) 개발을 시작했지만 상용화 목표 시점은 삼성보다 4년 가까이 늦어 두고 봐야 한다"며 "삼성이 계열사 역량을 결집해서 그룹 차원에서 뛰어들면 인텔로부터 시장 주도권을 뺏어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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