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세계 조선업계 1위 중국, 선박엔진은 한국서 수입

임효진 수습기자 2024-03-12 06:00:00
선박엔진 90% 이상 한국과 일본에서 수입 중국 선박엔진 절반 이상은 한국산 국산화 나선 중국…한국과 협력 원해
HD현대중공업이 1만5000번째로 생산한 힘센엔진(HiMSEN)의 모습 [사진=HD현대]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에도 중국은 3대 조선업 지표인 선박 건조량, 수주량, 수주 잔량 모두에서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 자체 생산 작업도 본격 착수했지만 당장 한국 도움 없이는 힘들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3대 조선업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선박 엔진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저속 엔진의 국산화는 어느 정도 이뤘지만 중고속 엔진의 경우 90% 이상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8~2022년 중국의 선박 엔진 수입 중 한국은 중국 전체 수입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며 매년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한국산 선박 엔진 수입 규모는 2021년까지 매년 증가해 4억2798만 달러를 찍고 2022년 2억7806만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선박 엔진 수요 규모는 2022년 한 차례 줄긴 했지만 선박 엔진 부품 수요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전년 대비 40%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자체 생산하는 선박 엔진은 늘었지만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선박 엔진 부품 국산화까진 이르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HD현대중공업이 200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힘센엔진’은 세계 시장 점유율 35%로 10년 넘게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엔진은 중국 장쑤성 양쯔장조선에서 건조 중인 스위스 MSC사의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지주사 격인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대형 엔진을 생산하는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중국 시장과의 접점은 더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2위 선박용 저속 엔진 기업인 HSD엔진(현 한화엔진)의 최대 고객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다음으로 중국 조선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양쯔장선업(596억원), 뉴타임즈조선(452억원), 상해외고교조선(295억원) 등은 HSD엔진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 양쯔장선업은 중국 1위 민간 조선사이고, 상해외고교조선은 건조 규모로 3위다.

중국이 지난 1월  ‘조선산업 친환경 발전 개요’ 보고서를 통해 2025년까지 자체 친환경 조선 기자재 공급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엔진 등 조선 기자재의 국산화를 추진하면서도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국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적극적으로 한국의 우수 조선 기자재를 발굴하고 기술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조선소의 조선 기자재 구매 부서 담당자들은 "친환경· 첨단기술 조선기자재 및 장비 분야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유럽산보다 높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