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지난해 말 발간한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음주 심층 보고서’에는 최근 10년간 성인의 음주 행태에 관한 추이 변화와 취약집단의 음주행태 및 관련 요인 등을 분석한 결과가 담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 여성 연간음주자의 월간 폭음률(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남성은 7잔, 여성은 5잔 이상 마신 비율)은 2020년 86.8%(△19~29세 47.2% △30~39세 39.6%)로 나타났다. 2019년 83.7%(△19~29세 50.5% △30~39세 33.2%) 대비 3.1%p 늘었다.
이렇게 여성의 음주 빈도가 늘어나면서 알코올 중독 환자 또한 함께 늘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알코올 중독 치료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2022년까지 병원 여성 입원 환자 731명 가운데 108명(14.8%)이 20대이다. 20대 여성 외래 환자도 △2019년 43명 △2020년 67명 △2021년 80명 △2022년 94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는 혼술(혼자 마시는 술)과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같은 바뀐 음주환경과 도수가 낮은 술의 트랜드화로 높은 접근성을 배경으로 꼽았다.
이번 심층분석 연구를 수행한 김광기 인제대 교수는 “20~30대 여자 음주율이 높은 것에 대해 도수가 낮은 술이나 과실주 등 주류상품 개발로 접근성이 좋아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며 "주류 소비 및 음주폐해 감소를 위해서는 대국민 음주가이드라인 개발, 음주 경고문구 강화와 주류광고 및 마케팅 규제, 장소‧시간적 음주 제한 등 주류 이용 가능성 제한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음주 취약집단 대상으로 상담 및 교육 등 보건의료서비스 강화와 개인이 음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는 등 음주 건강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서 2002년 발간한 ‘여성 음주의 실태와 대책’에는 일반적으로 남녀가 같은 양의 술을 마셨을 경우,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효소를 적게 가지고 있어, 알코올을 빨리 분해하지 못한다. 이는 여성이 빨리 취하고 알코올 의존증도 빨리 진행된다는 뜻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대한민국의 음주행태 감시와 근거 강화를 위한 국가건강조사를 지속하고 음주조장 환경 개선과 취약집단별 맞춤형 예방 정책 지원 등 음주폐해 감소 및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관계 부처 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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