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든, 中커넥티드카 '안보위협' 규제검토…中 "차별적 탄압"

박명섭 기자 2024-03-01 20:52:21
"민감한 데이터 중국에 전송할 수도"…자동차 노조 표심도 작용한 듯 美의회, 中 자동차 '제조 지역에 관계 없이 125% 관세 부과' 법안 발의 中 "美, 중국의 큰 시장 이점 충분히 누리고 자국선 보호주의" 비판
중국의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통신 연결 차량)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대응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카'를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늘 난 중국 같은 우려국가에서 온 자동차가 미국 도로에서 우리의 국가 안보를 약화하지 않도록 상무부 장관에게 우려국가의 기술을 사용한 커넥티드 차량을 조사하고 위험에 대응할 행동을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부분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츠폰’처럼 연결돼 있다”며 “중국 커넥티드  차량은 우리 시민과 인프라의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다시 중국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판매되는 차량들은 대부분이 사실상 커넥티드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이런 차량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 보니 해킹 위험이 있고, 라이다 같은 센서 장비는 중국산을 쓸 경우 장비에 기록된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의 위험과 관련해 60일간 산업계와 대중의 의견을 청취한 뒤 관련 규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아직 중국산 전기차를 금지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산 전기차나 부품 수입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중국에서 운용하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자동차에 제한을 둔다"며 "그런데 왜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은 우리나라에서 안전장치 없이 운용하는 것을 허용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우려국가의 기술'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중국산 라이다 등 중국 기술과 부품을 사용한 다른 나라의 자동차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상무부가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에 과도한 위험"이 되는 거래를 규제하되 "첨단 차량 안전 기술에 단기적으로 의도치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저위험 거래"는 규제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시종 세계 자동차기업에 대문을 활짝 열었고, 미국 자동차기업은 줄곧 중국 큰 시장의 이점을 충분히 누려왔다"며 "오히려 미국은 무역 보호주의로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 등 장애물을 대대적으로 설치했고, 중국 자동차기업의 미국 시장 진입을 심각하게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는 방식은 미국 자동차기업의 발전을 가로막을 뿐"이라며 "미국이 시장경제 규칙과 공평 경쟁 원칙을 존중하고, 국가 안보 개념의 일반화와 중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탄압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美자동차노조 위원장과 포옹하는 바이든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국가안보를 내세우고 있지만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중국산 자동차에 관세 부과’ 공약에 따라 자동차 산업 노동자의 표심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들이 작년 가을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종료 후 자동차 업체들과 나눈 대화에서 이번 조사가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에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도록 강요받는 등 제약이 있다고 했으며, 당국자들은 미국도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비슷하게 규제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자들은 현재 미국에서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쓰는 차량은 소수라고 밝혔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조사와 별도로 중국산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멕시코를 통해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를 제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전임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국산 자동차에 부과한 27.5% 관세 때문에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자동차가 많지 않지만,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멕시코를 통해 대량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인 중국 비야디(BYD)는 멕시코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 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의회는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생산한 자동차라면 제조 지역에 관계 없이 125%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최근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