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임효진의 철두철미] BDI 반등에 경기회복 기대감↑...벌크선 늘리는 HMM

임효진 기자 2024-03-01 06:00:00
경기선행지표 발틱운임지수(BDI) 최근 반등세 중국 정부 부동산 경기 부양책 발표 영향 HMM 올해도 벌크 부문에서 실적 악화 방어할까
HMM의 초대형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해 건화물(벌크) 부문 확대로 실적 하락을 보완한 HMM이 벌크선 비중을 더 키우겠다고 나선 가운데 벌크선 시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발틱운임지수(BDI)는 2041포인트(p)로 한 달 전 1460p보다 39.7% 상승했다. 

BDI는 영국의 발틱해운거래소가 1985년 1월 4일자 운임을 기준(BDI=1000)으로 발표하는 벌크선 종합 운임 지수다. 벌크선은 석탄, 광석, 곡물, 건축 자재 등 원자재를 포장 없이 운송하는 선박을 말한다. 

BDI가 상승한다는 것은 철광석, 석탄 등 물동량이 늘어나 벌크선을 운영하는 해운업체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BDI는 세계 해운업계 상황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수로 여겨진다.

BDI는 경기선행지표의 역할도 한다. 세계 경제가 호황일 때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면 화물선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BDI는 상승한다. 반대로 세계 경제가 불황이면 원자재 수요가 줄어 BDI도 하락세를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떨까?

지난해 12월부터 BDI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BDI는 지난해 11월 24일 2102p에서 12월 1일 3192p로 일주일 만에 1090p 급등했다. 한 주 새 1127p 올랐던 2009년 6월 3일 이후 약 14년 만에 주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한 것이다.

BDI 반등세는 지난해 10~11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시기와도 겹친다. 중국의 철강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광석 재고를 늘리는 움직임이 시작된 영향이다. 

최근 BDI 급등을 이끈 것도 케이프사이즈(cape size)다. 케이프사이즈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없는 8만t급 이상 선박으로, 주로 장거리 항로에서 철광석과 석탄 등을 운송하는 데 쓰인다. 

지난 몇 년 간 HMM은 벌크선을 늘린 결과 지난해 벌크 부문에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43.6%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으로 컨테이너선 시황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벌크선 시황에 따라 HMM의 실적 방어 수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HMM은 "선종 다변화로 실적 악화를 방어할 전략을 세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