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캐나다 최대 항공사인 에어캐나다가 자사 웹사이트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챗봇이 안내한 정보에 책임을 지고 그대로 항공료를 할인해 줘야 한다는 민사 중재 결정이 나왔다.
에어캐나다는 당초 챗봇이 안내한 할인 정보가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내용과 달라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8일 연합뉴스와 캐나다 통신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소액 민사 분쟁 중재 기구인 민사중재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에어캐나다 웹사이트에서 운용되는 AI챗봇을 따라 할인 요금으로 항공 티켓을 구매한 고객에게 할인을 그대로 적용할 것을 결정했다.
에어캐나다는 당초 챗봇이 안내한 할인 정보가 자사 웹사이트에 게시된 내용과 달라 책임이 없다고 주장, 고객의 할인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중재원은 챗봇의 안내 역시 웹사이트 게시 정보와 효력이 다르지 않은 만큼 에어캐나다가 이행할 책임이 있다고 판정한 것이라고 통신이 설명했다.
중재를 요청한 제이크 모팻 씨는 지난 2022년 11월 11일 토론토에 사는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듣고 당일 에어캐나다 웹사이트를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화면에 나온 챗봇을 이용, 그 안내에 따라 장례 할인 요금으로 토론토 왕복 티켓을 구매했다.
당시 챗봇은 장례 할인 항공료를 812캐나다달러(약 80만2000원)로 안내하면서 우선 정가인 1630.36 캐나다달러로 구매한 뒤 추후 90일 이내 할인을 신청, 차액을 보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모팻 씨는 챗봇의 안내대로 할인을 신청했으나 에어캐나다가 웹사이트 게시 정보와 다른 챗봇의 안내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자 당시 캡처 화면을 첨부해 중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중재원의 크리스토퍼 리버스 위원은 결정문에서 “에어캐나다는 챗봇이 독자적인 행동에 책임을 갖는 별도의 법적 존재라고 주장한다”면서 “이는 놀랄만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리버스 위원은 에어캐나다가 자사 웹사이트상 정보에 책임이 있다고 명시하고 이번 사례에서 항공사는 자사 챗봇을 정확하게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어캐나다는 성명을 통해 중재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통신이 전했다.
정보 및 AI 분야의 한 전문 변호사는 “이번 결정이 소액 분쟁의 중재인 만큼 의미 있는 전례는 아닐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갈수록 기술 발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심각한 분쟁에 휘말릴 소지가 상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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