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이 불발됐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여파로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행장의 연임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이날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에게 350억 규모로 부당 대출을 시행했다는 금융당국의 현장 검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중이다.
추가로 이뤄진 100억원대 불법 대출이 손 전 회장의 지휘 아래 진행된 것인지, 손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나 묵인이 있었는지 규명 중이다. 검찰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있는 우리금융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장, 은행장 사무실을 비롯해 관련 부서에서 자료를 확보했다.
손 전 회장은 앞서 20~21일 실시된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다음주 26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다.
이날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고 결정했다.
사외이사 7명 전원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 구성원으로 우리은행장 후보를 심사하고 선정하는 권한을 가졌다. 이사들은 조 행장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부당 대출 사건이 불거지자 임기를 더 이상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 사업자에 350억원 규모로 부당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70억~80억원의 추가 부당 대출 정황도 확인됐다.
조 행장은 부당 대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진 않았지만, 이후 위법 사실을 파악하고 의도적으로 금융당국에 보고를 지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행장은 작년 7월 자진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임기를 이어 행장을 맡아 다음 달 31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차기 우리행장 후보는 이르면 다음 주쯤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 일부 지주 임원, 우리은행 부행장급 부문장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압축되고 있다.
우리은행 핵심 관계자는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롱리스트나 숏리스트 발표는 별도로 없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최종 후보를 한 번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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