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은 모두 연내 5세대 HBM인 HBM3E 양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HBM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 판매가 덩달아 급증하면서 메모리 업체 간 경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오는 2026년 HBM4(6세대)을 내놓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HBM3(4세대)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4분기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를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늘렸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HBM3 생산을 건너뛰고 올해 HBM3E 생산으로의 직행을 선언했다. HBM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일본 생산 시설에 투자를 강화하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HBM 시장 주도권을 쥔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HBM3E 개발에 성공한 SK하이닉스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해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 모두 HBM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빼앗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3%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38%, 마이크론은 9%로 그 뒤를 이었다. 최신 제품인 HBM3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HBM3E부터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공언한 점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에도 기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율이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마이크론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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