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잠정 연결 실적을 기준으로 매출액 77조1272억원, 영업이익 3조5314억원, 당기순이익 1조8323억원을 냈다. 전년(2022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 27.2% 감소한 수치다.
포스코홀딩스는 태풍 힌남노 상륙으로 포항제철소가 침수된 2022년 매출액 84조8000억원을 거뒀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철강 가격 하락과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 실적 저조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철강 업황 악화로 발목 잡힌 해당 사업에 이어 미래 먹거리로 키운 배터리 소재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4% 급감한 3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30일, 포스코홀딩스는 31일 각각 실적 설명회를 개최한다.
실적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할 시기이지만 리더십 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차기 회장 후보자를 정하는 포스코홀딩스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초호화 해외 이사회'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사내·외 이사와 임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가 본격화됐지만 후추위는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후추위는 31일 5명 내외 '파이널 리스트(최종 명단)'를 발표한다. 파이널 리스트에 포함된 후보들 중 심사를 거쳐 다음달 최종 1인을 선정하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후추위 측은 장기간 경영 공백을 막으려면 빠르게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포스코와 마찬가지로 '오너 없는 회사'인 KT 같은 사례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해 KT는 회장 선임 과정에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 반대로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이 무산된 데 이어 윤경림 전 KT 사장이 주총 1주일 전 사퇴 의사를 표명해 장장 9개월간 경영 공백을 겪어야 했다.
후추위는 "포스코 회장 선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임을 인식하고 회사와 주주를 위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더욱 신중하고 공정하게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해 왔다.
일각에서는 완전히 다른 견해를 내놓는다. 각종 추문에 연루돼 신뢰성과 공정성이 무너진 후추위가 포스코홀딩스의 최종 회장 후보를 뽑는 게 정당하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조금 늦어지더라도 정당성을 갖춘 뒤 회장을 뽑든 말든 해야 하지 않겠냐"며 "올해 같이 어려운 때에는 정상적으로 리더십을 교체해야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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