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노 재팬' 끝난 지 언젠데…맥 못 추는 일본車

장은주 기자 2024-01-23 16:51:26
도요타, 지난해 회복 기조에도 '불안감' 지속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노 재팬(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자연스럽게 사그라지면서 일본 업체의 명암이 엇갈렸다. 맥주와 의류 등 각 산업계에서 일본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한국토요타자동차(도요타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2만2056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중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는 1만3561대로 전년 대비 무려 78.1%의 성장을 기록했다. 도요타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2만대 판매를 넘긴 것은 2019년 이후 5년 만으로 본격 회복세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기) 현상에 빠지면서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늦깎이'로 평가받던 도요타가 주력 상품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운 효과라는 설명이다.

실제 도요타코리아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지난해 판매량을 지탱했다. 차종별로는 라브4 하이브리드(2475대), 캠리 하이브리드(1866대),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7839대) 등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일각에서는 도요타가 품질 논란과 같은 이미지 타격과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새 패러다임 전환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는 심화할 것으로 분석한다.

도요타의 경·소형차 자회사 다이하츠 공업이 30년간 174건의 성능 조작을 저지른 사건이 밝혀졌다. 모든 공장의 차량 출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자 도요타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유행과 안전성 등에 민감한데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는 것이다. 

실제 현대자동차·기아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등 급변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 모빌리티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흩어져 있는 관련 연구개발(R&D) 부서의 역량을 결집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요타코리아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주력 상품인 5세대 프리우스를 출시했다. 신형 프리우스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U+Drive 기반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도요타 커넥트,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가 기본 탑재됐다. 특히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차로 주목을 받은 모델인 만큼 신차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