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2% 혼합 룰'로 바이오항공시대 성큼…바다에는 '친환경유선박'

박경아 기자 2023-12-19 06:00:00
글로벌 탈(脫)탄소기조 확산…EU, 2025년부터 바이오 항공·선박유 혼합사용 의무화 시작 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 바이오연료 선점 경쟁
대한항공이 지난 9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GS칼텍스와 바이오항공유(SAF) 실증 운항기념식을 열었다. 사진은 실증 운항을 위해 급유 되는 바이오항공유(SAF).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유럽연합(EU) 운송부문 탄소 배출량이 유럽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두 번째로 큰 탄소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육상부문에 이어 2025년부터 항공‧해운부문에서 2% 혼합·감축룰(rule)이 적용됨으로써 우리 항공‧해운 분야 탈탄소화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전문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EU 운송부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EU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5.7%(2021년 기준)를 차지, 에너지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탄소 배출원으로 지목됐다. 국제항공(2.3%), 국제해운(4.2%)까지 더하면 유럽에서 가장 큰 탄소배출원이 국내외 운송부문이다. 

EU는 승용차‧밴 CO2 배출규제 관련해서는 가장 앞서 2030년까지 2021년 대비 각각 55%, 50% 감축하고 2035년까지는 100% 목표를 설정해 사실상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한 법안이 올해 5월부터 발효 중이다. 버스, 트럭 등 상용차의 CO2 배출규제는 지난 2월 EU집행위가 초안을 검토, 의회에서 검토 중이다. 

항공과 운송의 경우 2025년부터 ‘2%’ 혼합이 적용돼 유럽에 진출하는 우리 항공사와 해운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EU지역 활동하는 항공·해운사들 2025년 2% 바이오유혼합‧탄소절감룰 도입해야

EU는 지난 9월 열린 의회에서 ‘지속가능한 항공연료 규정(ReFuel EU Aviation)’을 채택했다.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란 기존 항공유와 혼합 사용이 가능해 비행기 엔진이나 공항 인프라 교체가 불필요한 연료로 차세대바이오연료 또는 이퓨얼(e-fuel) 같은 합성연료 등이 포함된다. 

해운 분야에서는 지난 10월 발효된 ‘지속가능한 해운연료 규정(FuelEU Maritime)’에 따라 유럽경제지역(EEA)을 입출항하는 총톤수 5000t 초과 선박에 대해 탄소집약도 감축 목표를 설정, 2025년부터 2% 감축룰이 적용된다. 다만 항공부문과 달리 특정 연료 사용을 의무화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항공유 규제와 차이가 있다.

◆관련법 개정으로 바이오연료 성장에 대한 기대감 커져...관련 부처 실증연구 실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현행법상 정유사는 '석유 정제 제품'만을 판매할 수 있었으나 개정안을 통해 바이오연료, 재생합성연료 등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SAF는 기존의 화석연료 항공유 대비 항공기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가량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AF 원료인 바이오매스 성장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는 덤이다.

특히 항공기 연료는 부피와 무게에 제약이 있어 승용차나 선박보다 크고 동력계통 특성상 전동화·수소연료 등으로의 전환이 어려워 특히 항공 분야 차세대 연료로 SAF가 주목받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09년 SAF를 처음 소개한 이래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SAF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EU의 SAF 혼합 의무 단계적 확대 외에도 미국 역시 올해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지원하며 SAF 사용을 독려 중이다. 

바이오연료 시장 전망도 밝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바이오 항공·선박유는 오는 2030년 전체 에너지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연료 시장은 2020년 하루 215만 배럴 규모였으나 2050년에는 459만 배럴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회의 관련법 개정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는 지난 8일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얼라이언스’ 제4차 전체 회의를 개최해 국회 산자중기위원회에서 의결된 석유사업법 후속 조치로 추진할 석유사업법 하위법령 개정 계획이 논의됐다.

또한 ‘바이오항공유·선박유 실증연구’ 중간보고를 통해 그간의 실증 결과도 공유됐다. 항공부문에서는 인천과 로스엔젤레스를 오가는 국내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를 혼합해 총 6차례 실증 운항을 완료했고, 해운 부문에서도 국내 외항선박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해 2차례 실증 운항을 실시했다.

◆국내 정유 4사의 바이오연료 개발 경쟁

국내 정유 4사 중 SAF 시장 선점에 가장 공격적으로 나서는 곳이 GS칼텍스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대한항공의 인천발 로스앤젤레스행 SAF 실증 운항 총 6회를 진행한 곳이  GS칼텍스다.

GS칼텍스는 바이오항공유 시장 선점을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핀란드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 네스테와 협력 관계를 맺고 바이오연료에 대한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 (ISCC EU)을 취득, 원료 수급부터 제조, 판매 등 전 과정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 26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 원료 생산공장을 짓고 있으며 SAF 외에도 HMM과 바이오선박유 시범운항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을 활용한 SAF를 생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21년 대한항공과 SAF 제조·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은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충남 대산에 연산 13만t 규모의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대산공장 일부 설비를 2025년 50만t 규모 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 SK에너지를 앞세워 울산콤플렉스(CLX)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000만 달러를 투자,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원유 생산 등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에너지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를 투자해 연간 SAF를 50만톤 생산할 예정. 또 다른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통해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으며 앞서 지난 3월 중국 서남 지역 최대 규모 폐식용유 공급업체 진샹에 투자, 한국과 중국을 아우르는 바이오 원료 확보 기반을 마련했다.

에쓰오일은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바이오연료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해외국가의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