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전 세계 홀린 '핫도그·김밥'…'K-냉동식품' 매력 뭐길래

김아령 기자 2023-12-21 06:00:00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미국 대형유통매장 연계해 'K-냉동김밥 홍보 판촉전'을 연 모습 [사진=aT]

[이코노믹데일리] 올해 K-푸드 수출 역대 최고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냉동식품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핫도그, 피자에 이어 최근 냉동 김밥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이는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 증가 등에 힘입은 한국 콘텐트 소비 확대가 K-푸드를 비롯한 한류 열풍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 젊은층을 중심으로 K-푸드의 인기가 뜨겁자 국내 식품 기업들이 냉동식품 종류를 다양화하고 있다. 또 맛과 영양이 일반음식과 유사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4884만8000 달러(약 633억4608만원)를 기록했다.
 
이 기간 핫도그의 경우 전년 보다 162.7% 증가한 1270만8000 달러(약 164억7973억원)로 집계됐다.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코리안 콘도그(한국식 핫도그)로 소개되며 해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냉동피자는 기존 제품의 품질 개선과 프리미엄화로 전년 대비 17.3% 증가한 146만3000 달러(약 18억9721억원)가 수출됐다.
 
냉동 국물요리도 인기다. 냉동찌개(57.5%, 150억원)와 냉동탕(39.5%, 104억원), 냉동국(3.0%, 8억원) 등으로 잘 팔렸다. 제조사별로 보면 대상(25.9%), 프레시지(11.8%), CJ제일제당(6.2%)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국내 냉동식품이 인기를 끈 이유는 급속동결 냉동기술과 해동기술의 발전으로 간단한 한끼를 때울 수 있고 영양가가 높은 음식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냉동식품은 맛이 떨어지고 영양성분이 충분하지 않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에어프라이어의 대중화도 냉동식품 시장을 성장시켰다. 조리가 편리한 에어프라이어는 일반 조리 기구보다 전력 소모율이 낮은 조리기구로 인지되며 사용률이 증가했다.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영국 가정의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은 각각 36%, 30%인 것으로 조사됐다.
 
식품업계는 K-콘텐츠 확산에 따라 K-간편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당분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aT는 “세계 냉동식품 시장은 오는 2027년 1362억 달러로 2022년 대비 24% 성장할 것”이라며 “편리함과 건강 추구, 다양화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김밥 등 쌀가공식품은 세계적인 건강식품 및 간편식 선호 유행에 따라 미국, 유럽 등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1월 3주차까지 누적 수출액은 전년 보다 17.9% 증가한 약 1억9000만달러다. 최근 미국시장에 진출한 냉동김밥이 주요 유통매장에서 품절 대란이 이어지는 등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냉동김밥은 미국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흥행 요인은 간편함으로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어서다. 또 김과 밥을 기본으로 다양한 채소를 단백질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영양 균형이 잘 잡힌 건강한 한 끼 식사로 호응도가 높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관계자는 “그간 미국에서 김밥은 식품 푸드코트 등에서 즉석김밥 형태로 소비됐지만 변질이 빠르고 보관이 쉽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졌다”며 “간편함을 내세운 냉동김밥의 등장은 기존의 김밥이 가지고 있던 이러한 허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냉동김밥의 인기에 힘입어 한식은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새로운 한식 메뉴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고 있어 K-푸드의 시장 기회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냉동식품 종류를 다양화하거나 맛과 영양이 일반음식과 유사한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지난 5월 떡볶이와 김밥·김말이·붕어빵 등 6대 제품을 K-스트리트 푸드로 지정했다. CJ제일제당 떡볶이는 현재 미국·호주·베트남·싱가포르 등 27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냉동김밥 3종(햄야채·불고기·김치치즈)도 일본 대형마트 1위 업체인 이온 등 현지 유통채널 2000여개 점포에 입점했다.
 
삼양식품도 냉동 제품 수출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현재 ‘불닭왕교자’, ‘김치불닭왕교자’ 등을 미주와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국가에 수출 중이다. 이와 함께 냉동 가정간편식(HMR) 제품의 할랄, 비건 인증 획득을 통해 내년부터 수출 판로를 넓혀갈 예정이다.
 
풀무원 역시 올해를 ‘K-간식’ 사업의 원년으로 삼고 냉동 스낵류 사업 볼륨을 키워가고 있다. 핫도그와 치즈볼은 미국, 일본 중심으로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호떡은 국내 출시에 앞서 미국과 일본에 먼저 수출했으며 꽈배기도 지난 3월부터 일본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비비고 'K-스트리트푸드' 제품인 떡볶이와 김말이 메뉴 [사진=CJ제일제당]


 
풀무원 '쫄깃바삭 호떡', '트위스트 꽈배기' [사진=풀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