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민간도 건설 가능한 공공주택... 수익성 확보는 미지수

한석진 기자 2023-12-13 17:10:08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독점해 온 공공주택 사업권을 민간에도 개방한다고 12일 밝혔다. ‘LH 건설 카르텔'을 혁파하고 공공주택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민간 건설사들은 '래미안', '힐스테이트', '자이' 등 자체브랜드를 달고 공공주택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됐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시큰둥한 모습이다.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공공시장을 민간에게 열어준 것 자체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어느 정도로 보장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현재로서는 사업 참여 여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간 건설사에 공공과 같은 비용으로 고품질의 주택을 만들거나, 동일 품질의 주택을 더 저렴하게 지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공공택지를 확보해 주택사업을 적극적으로 해온 일부 건설사들도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공시장이 완전히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관심 있는 일부 건설사들이 참여했다면 이제는 더 많은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어서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지, 또 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LH가 가지고 있는 공적 기능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LH의 공공주택 사업은 영리 목적을 떠나서 주택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온 만큼 과감한 투자가 가능했던 것인데 자율경쟁이 도입되면 상품성이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 공공주택 사업 목적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체로 건설사들은 공공시장 참여 여부가 향후 정부의 구체적인 인센티브에 따라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인센티브가 과도하면 민간 건설사에 대한 특혜시비가 불거질 여지도 있다고 지적한다.
 
건설업계의 전문가는 "민간에게 사업 참여 요인으로 인센티브를 너무 크게 주면 특혜시비가 제기될 것이고 사업성이 너무 떨어지면 참여업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다른 분야에서 논란이 됐던 민영화 사례에 비춰보면 공공주택 공급구조 재편의 경우 민간에 개방되는 부분이 정확히 공공주택 분야 전체의 경쟁력 강화 또는 사회적 이익 증가로 연결될 수 있을지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