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지하철 파업' 인력감축 두고 팽팽히 맞선 서교공과 노조…추가 교섭 계획 '깜깜'

이희승 기자 2023-11-09 12:33:22
서울교통공사노조가 9일 오전 9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경고파업하기로 선언한 가운데, 9일 오전 1호선 서울역에 파업으로 인한 운행조정 안내문이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인력감축과 관련한 서울교통공사와 노조 측 협상이 결렬되면서 9일 오전 9시부터 한시적 파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 교섭 계획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측은 8일 오후 3시 성동구 공사 본사에서 최종 본교섭을 열었다가 2분 후 정회하고 오후 9시 10분쯤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번 교섭의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이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오는 2026년까지 공사 인력 2212명을 감축하는 경영합리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매년 약 1조원에 달하는 공사 적자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2212명은 공사 전체 정원의 13.5% 수준이다.

여기서 인력감축은 기존 인원 해고가 아니다. 정년 등으로 퇴직한 직원 수보다 신규 채용 인원수를 줄여 정원을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의미다. 공사 관계자는 “노조 측에서는 강제적 구조조정이라고 표현하지만, 공사 계획은 현원이 아니라 정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으로 이루어진 연합교섭단은 이러한 인력감축은 곧 안전 관리 인력 외주화로 이어져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공사 인력감축안 철회를 요구했다.

협상 결렬에 따라 9일 오전 9시부터 경고파업이 시작돼 출근시간대를 제외하고 열차 운행률이 평소보다 80%대로 떨어졌다. 출근 시간인 오전 7~9시에는 100% 운행되지만 퇴근 시간대에는 87%, 이 밖의 시간대에는 82% 수준으로 줄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파업 구간은 공사가 담당하는 서울지하철 1~8호선과 9호선 신논현~중앙보훈병원역 구간이다. 파업은 10일 오후 6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서울시와 공사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구성, 가동했다. 지하철 수송기능 유지를 위해 파업 미참여자와 협력업체 직원 등 인력 1만3500명을 투입했으며 서울시 직원 124명은 역사 근무 지원요원으로 배치됐다.

이용인원이 많은 2·3·5호선에는 비상대기열차 총 5대를 추가 투입해 퇴근시간대 혼잡도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출퇴근 시내버스·마을버스 집중배차 시간과 다람쥐버스 11개 노선 운영시간은 각각 오전 7~10시, 오후 6~9시로 기존보다 1시간씩 연장했다. 단축차량과 예비버스는 566대를 추가 투입해 1393회 증회 운영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1·3·4호선 임시 전동열차를 오전 시간대 12회, 오후 시간대 8회 투입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지하철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통합노조는 9일 “전날 최종교섭 결렬 이후 긴급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에 불참하기로 했다”며 “향후 노사협의 재개 시 적극적으로 참여해 최선의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 조합원들만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파업 기간 추가 협상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추가 교섭 진행은 미정인 상태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들은 묵묵부답이었다.

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는 교섭 의지가 있다. 다만 정해진 일정은 없고 실무진 쪽에서 계속 물밑 협상을 할 것”이라며 “이견이 좁혀지고 내용이 구체화되면 다시 만나 교섭하자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배상 청구·무임금 처리 등 대응에 관해서는 “아직 그런 것들을 할 상황은 아니다.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우선이라 교섭의 실마리를 잡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