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매도 후폭풍 '사이드카' 발동…외국인 증시 이탈 우려

박이삭 기자 2023-11-06 16:00:00
삼성證 "외인, 2020년 공매도 금지 때 순매도" NH투證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라본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시키자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외국인투자자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7분 코스닥150선물가격·코스닥150지수 변동에 따라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150 선물은 전날 종가 대비 73.80포인트(6.02%), 코스닥150지수는 88.88포인트(7.30%) 급등한 데 따른 조치다.

이날 사이드카 발동은 2020년 6월 16일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발동됐다. 해당 시각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 코스닥 상위 종목들은 최소 16%에서 최대 30% 가까이 상승 중이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 시장을 빠져 나갈 여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분석한 공매도 금지 이후 영향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3월 16일에서 6월 12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순매수세를 이어간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악영향을 우려해 역대 3번째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내린 상황이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공매도의 주요 주체로 외국인 투자자를 지목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서는 공매도 금지 기간 공매도의 숏커버링 흔적보다 국내 주식에 대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오히려 개인 투자자의 공세적인 주식 매수가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내 주식 시장의 반등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증시는 원래 바닥에서 올라가는 상황인데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외국인이 숏포지션을 줄이면서 동시에 숏커버링에 나서는 효과 때문에 주가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이 매수 우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나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주식 시장의 투명성 저해라는 관점에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떨어지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기존 공매도 잔고는 연초 이후에 이미 많이 쌓인 상황이기에 줄어들 수밖에 없고 한 2∼3주 정도는 감소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