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경영·경제·인문·인권 분야의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연사로 초청됐으며 기술, 전략, 인재, 상생, 신세대, 신흥국 등 6개 분야별 발표가 이어졌다.
올해는 이 선대회장이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고 경영 혁신에 나선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이 선대회장의 리더십과 사회공헌 등을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지난 2013년 신경영 20주년 당시 이 선대회장의 메시지를 언급했다. 당시 이 선대회장은 "1등의 위기, 자만의 위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 선대회장은 또다시 위기 의식의 기반을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길로 인도해냈다"며 "신경영 정신 재조명을 통해 한국 기업의 미래 준비에 이정표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연사 발표에 앞서 이 선대회장의 철학이 담긴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이 선대회장이 "이제는 양이 아닌 질 경영"이라며 "기업의 본연의 자세에서, 소비자한테 이로워야 하고 거래선·협력업체, 나아가 나라에 이로워야 하고 인류에 공을 세워야 한다"고 과거 발언한 장면이 담겼다.
그는 이어 "통상 기업들은 거대해지기 시작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데만 집중하고 표준화·구획화·종속화 등을 수단으로 사용한다"면서도 "이와 달리 삼성은 인재개발원 4개를 갖출 정도로 인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인재들 본인이 '핵심적인 일원'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마틴 교수는 "이 선대회장은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될 만한 리더고 삼성이 잘하지 못했던 분야를 선정해 최고·초일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후 실제로 달성했다"며 "'홈런 치겠다'고 말한 후 실제로 홈런 친 미국 야구선수 베이브 루스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상근 교수는 이 선대회장의 'KH 유산'으로 이뤄진 대규모 사회 환원의 의미를 소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 유족들은 지난 2021년 미술품 2만3000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하고 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해 총 1조원을 기부하는 등 고인이 남긴 'KH 유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김 교수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선대회장은 단순히 과시가 아닌, 의도를 갖고 국가에 큰 유산을 남겼다"며 "보통 부자들은 작품을 살 때 투자 효과를 생각하는데 이 선대회장에게는 이를 뛰어넘는 행위였으며 예술작품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국민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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