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예술인도, 장애인도…중견업체들의 문화·스포츠를 통한 ESG 경영

박경아 편집위원 2023-10-05 06:00:00
지난 6월 서울 구로구청에서 공연 중인 물빛사진 합창단. 코웨이가 이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후원하고 있다.[사진=코웨이]

[이코노믹데일리] 기업들 사이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업체들 역시 ESG에 관심을 갖고 문화·예술‧스포츠 후원에 나서고 있다. 아티스트나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물품을 지원하거나 아예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해 생업과 문화 활동을 동시에 지원하기도 한다.

◆장애인 합창단·농구단원 직원으로 채용한 '코웨이'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수기 가전업체 코웨이는 문화예술을 통한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물빛소리 합창단'을 운영 중이다. 이 합창단은 처음에는 음악 전공자, 뮤지컬 배우 등 중증 시각장애인 10명으로 출발했으나 코웨이가 최근 신규 모집을 통해 단원을 총 20명으로 늘리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합창단원 전체를 직원으로 채용해 연습실과 공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물빛소리 합창단은 그동안 서울 금천구청 금천하모니축제와 구로구청 다락방콘서트, 동행서울 누리축제, 국회 장애예술인 어울림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지난 6월에는 구로구청 주관 6·25전쟁 제73주년 및 호국보훈의 달 기념식 무대에도 올랐다.

코웨이는 이와 함께 지난해 5월부터 ‘블루휠스 휠체어 농구단’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휠체어 농구 선수 출신인 임찬규 단장을 비롯한 4명의 코치진과 11명의 현역 선수로 구성돼 있다. 물빛소리 합창단과 마찬가지로 휠체어 농구단원을 전원 직원으로 채용해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운동 용품·훈련 장소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선수들의 훈련 시간을 근로 시간으로 인정해 매월 급여를 지급하고, 코웨이 임직원의 복지 혜택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밴드 고용· 헤어네일팀 운영으로 사원 복지 높이는 '바디프렌드'
헬스케어 가전업체 바디프렌드는 지난 2021년 초부터 한국발달장애인문화예술협회 아트위캔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장애인 아티스트 14명을 사내 직원으로 고용, '토닥토닥 앙상블' 밴드를 운영 중이다.

토닥토닥 앙상블은 바디프랜드 임직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이음 콘서트' 무대에 올라 첼로와 바이올린, 보컬 등 공연을 선보인다. 이음 콘서트는 임직원들이 보낸 사연과 신청곡들로 구성된다. 본사에 근무하지 않는 매장·배송·서비스직 직원들도 유튜브 생중계로 참여가 가능하다.
바디프렌드가 직접 고용해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이음 콘서트 연주 모습.[사진=바디프렌드]

바디프렌드는 ‘직원복지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총 30명의 직원들이 환경미화·식음료 제공·헤어네일 관리 등 다양한 파트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꽃과 식물 구매 지원팀·좋은 원단의 의류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패션팀까지 둘 정도 임직원에 대한 복지가 구체적이고 세밀하다. 

이 밖에도 보육원 출신·새터민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의 고용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서울 강남드림빌 보육원을 후원해 온 바디프렌드는 해당 보육원 출신 근로자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채용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문화적 차이로 남한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새터민을 채용해 연착륙을 지원 중이다. 

◆발레단·국가대표배구단 등에 척추의료기기 지원 '세라젬'
또 다른 헬스케어 가전업체 세라젬 역시 지난 6월부터 유니버설발레단의 무용수 휴게실과 건강관리실, 직원 휴게실 등에 척추 의료기기 등 자사 헬스케어 제품을 지원해 무용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 1984년 창단한 국내 최초 민간 직업발레단으로 미국과 프랑스, 모스크바, 일본 등지에서 1800회 이상 공연을 진행한 유서 깊은 발레단이다. 세라젬은 유니버셜발레단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발레산업 발전과 헬스케어 가전의 인지도 제고  방안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유니버셜발레 단원들과 세라젬의 지원 제품 이미지[사진=세라젬]

세라젬은 지난 6월부터 남·녀 배구국가대표 선수단에도 척추 의료기기를 제공해 선수들의 건강 관리를 후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PGA) 공식 스폰서십을 비롯해 야구, 골프, 농구, 배구 등 다양한 스포츠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선수 및 단원들에게 제공되는 세라젬의 마스터 V7 등 척추 의료기기는 세라젬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으로 집중 온열과 밀착 마사지를 통해 척추 질환 치료와 근육통 완화, 혈액순환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공연 개최 후원 '오뚜기'·장애인들의 스포츠경기 지원 '동아오츠카'
식품업계에서는 오뚜기가 지난 4월 18일 제9회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 초청 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주회는 경기 안양시 평촌동에 소재한 오뚜기 안양공장 대강당에서 열렸다. 하트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시각장애 음악인으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실내 관현악단으로 15명의 시각장애인  단원과 10명의 비장애인 단원이 어우러져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연주회는 특히 오뚜기프렌즈의 장애인 임직원과 가족들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오뚜기프렌즈는 지난 2021년 11월 장애인들의 일할 권리 보장과 고용 확대를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해 20명의 장애인 근로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동아오츠카가 후원하는 장애인농구대회 모습[사진=동아오츠카]

음료업계에선 동아오츠카가 자사 제품으로 장애인들의 사회적 활동을 독려하며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동아오츠카는 올 상반기 제28회 홀트전국휠체어농구대회, 제2회 전국장애인 배구대회를 제품으로 후원한 데 이어 제1회 페퍼저축은행배 전국장애인양궁대회를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