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2023 한·중 경제포럼] 2차전지 연결고리 '실리콘 음극재'…리튬 루트 '다변화' 숙제

박이삭 기자 2023-09-14 17:15:56
강효주 KB증권 연구원, 2차전지 협력 주제 강연 "中 흑연 활용하고 中 원하는 리튬 조달해야"
14일 서울 중구 중국건설은행에서 개최된 '한·중 미래 경제 협력 포럼'에서 강효주 KB증권 수석연구원이 2차전지 세션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한국 2차전지 기업들이 실리콘 음극재 개발에 한창인 가운데, 해당 분야에서 한중 간 협력 모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실리콘 음극재에 첨가되는 흑연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배경에서다. 중국 리튬 기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조달 루트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14일 서울 중구 중국건설은행 본회의장에서 열린 '한·중 미래 경제 협력 포럼'에서 강효주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이같이 밝혔다. 강 연구원은 "중국 음극재는 해외 진출 계획이 없는 유일한 2차전지 소재"라며 "중국 음극재 기업들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은 높은 리튬 가격과 한정적인 매장량을 극복하고자 저렴한 나트륨을 주 원료로 한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트륨 이온의 경우 리튬보다 원자가 큰 까닭에, 기존 흑연 베이스에서 새로운 음극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강 연구원의 설명이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닝더스타이는 지난 2021년 나트륨 이온 배터리용 음극재 1세대를 출시한 데 이어, 2023년 말까지 이를 상업화하기 위한 밸류체인 구축을 끝낼 예정이다. 펑후이에너지·촨이테크·푸넝테크 등 또 다른 배터리 기업들도 정식 양산 전 소량 생산에 들어갔거나 고객사를 상대로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강 연구원은 "반면 실리콘 음극재 개발 계획을 발표한 중국 내 음극재 기업은 6개에 불과하다"며 한국의 실리콘 음극재 적용 속도가 더 빠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의 흑연 베이스 음극재에 실리콘을 첨가하는 구조"라며 "흑연이 다른 광물에 비해 중국에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흑연을 가교 삼아) 한중 간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봉리튬·천제리튬 등 중국 양대 리튬 기업이 관련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나 한국 기업의 뒷받침이 부족하다고 강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한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중국 리튬 기업에) 리튬을 조달하고 있지만 수요 대비 여전히 미약하다"며 추가적인 리튬 조달 루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세계 2위 리튬 원광(제련하지 않은 광석) 매장국인 호주에서 최대 350만톤까지 리튬 생산량을 확대할 전망이라며 이에 대한 한국의 참여 가능 여부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