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국과 중국의 원활한 공급망 구축을 위해 양국 모두 다양한 형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14일 서울 중구 중국 건설은행에서 열린 '제3회 한·중 미래 경제 협력 포럼'에서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송지용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원 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공급망 변화와 협력 강화 방안을 중점으로 발표했다.
조 선임은 △한·중 공급망 협력의 전제 조건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한·중 의존성 △한·중 공급망의 패러다임 변화 △새로운 분업 및 협력 관계 모색에 대해 언급했다.
우선 미·중 분쟁, 코로나19, 자국 내 공급망 강화 등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한·중 공급망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렇게 변화된 상황에서 한·중 산업이 공급망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협력할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코로나19 시기 그 중요성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협회 세계무역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계 전체 수출 비중이 3.3% 감소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2.1% 증가했다. 특히 중국 수출 규모는 미국의 1.7배였다. 이렇게 중국은 세계적인 공급기지이지만 GVC(글로벌 가치사슬) 관련 무역에서는 한국과 상호 의존적 관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2013년 2502억 달러에 달하던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020년에는 반토막 수준인 1252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중 현대자동차는 2014년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9%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4%로 떨어졌다. 이처럼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이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을 띠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도 심화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이 각각 20%, 18%로 세계 1, 2위를 기록했지만 3위인 샤오미, 4위 vivo, 5위 Oppo 등이 모두 중국 기업으로 이들의 시장 점유율은 46%였다. 또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이 41.5%의 비중을 차지해 한국(33.2%)을 추월하기도 했다.
이렇게 중국 브랜드의 부상을 비롯한 중국의 자체 공급망 강화로 한국 브랜드의 소비재와 소재·부품·자본재 등의 중국 내 판매 위축까지 우려되면서 이를 개선할 새로운 분업구조와 협력 관계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 선임은 앞으로 양국은 산업 구조 고도화로 인한 치열한 경쟁으로 분업구조가 지속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경쟁은 새로운 분업을 통해 거래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 모두 선진국에 비해 열위에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상호 거래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중 개방형 혁신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양국 모두 다양한 기술 및 문화 등이 융합될 수 있게 하고 사회·경제의 변화에 부응하는 제품 서비스 창출을 시도해 쌍방의 사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중 양국은 각자의 우위성을 발휘해 협력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송 연구원은 "양국의 협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양국 기업이 새로운 발전 요소를 찾아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으로 협력 방안들을 강화해야 양국이 공동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야의 개방을 통해 무역 장벽을 낮춰 공급망을 원활히 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더욱 긴장감을 가지고 FTA 협상에 속도를 높인다면 양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