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주담대 '우상향' 뚜렷…고신용자 건전성에 방점

[이코노믹데일리]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케이뱅크)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입지를 점차 확대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그 증가세가 가파른 모양새로 당국도 점검에 착수했다.

1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인터넷은행이 신규 취급한 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방식 주담대의 평균 금리는 4.36%였다.

케이뱅크(4.17%)와 카카오뱅크(4.16%)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해당 시중은행보다 낮았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신한은행 4.7% △국민은행 4.51% △농협은행 4.39% △우리은행 4.34% △하나은행 4.28% 순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 금리에 덧붙이는 위험 가중 금리인 '가산 금리'를 대폭 낮춰 시중은행보다 저렴한 주담대 금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평균 가산 금리를 비교했을 때 시중은행은 2.15~3.75%의 가산금리가 적용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경우 0.08~0.57%가 적용됐다.

이런 배경으로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잔액은 꾸준히 증가세다. 이들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 분석 결과, 카카오뱅크의 8월 말 주담대 잔액은 19조3173억원으로 6월 말 대비 1조9950억원(11.5%) 늘었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3조6934억원에서 4조655억원으로 3721억원(10.1%) 올랐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1조4007억원에서 514조9997억원으로 3조5990억원(0.7%) 늘었는데 그중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 증가액(1조9950억원)은 시중은행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우리은행(1조5442억원)보다도 많았다.

전체 주담대 시장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비중은 약 2%(잔액 기준) 수준이지만, 위와 같은 결과가 인터넷은행들이 가계 부채 증가세를 주도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 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영업을 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지난 7월 인터넷은행에서 주담대를 받은 차주 평균 신용점수는 케이뱅크 960점, 카카오뱅크 951점으로 나타났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되는 전체 은행 중 가장 높은 평균점수를 기록하면서 고신용자들을 대상으로 주담대 확대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인터넷은행들은 포용금융 실천이라는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왔지만 건전성 지표 악화로 이어져 고민이 깊어졌다.

따라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비율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 주담대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는 말 그대로 담보 대출이기 때문에 신용대출보다 연체 위험성이 낮고 수익성은 높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이같은 인터넷은행들의 영업 방식이 가계 부채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 본격 점검에 나섰다. 특히 주담대를 늘리는 과정에서 비대면 여신 심사에 소홀했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현상(주담대 쏠림)이 해당 제도와 합치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면도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