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中 비구이위안, 디폴트 모면 '아슬'…부채 우려는 여전'

박이삭 기자 2023-09-07 06:00:00
유예 만기일 5~6일 전, 이자 간신히 납부 애널리스트 다수, 비구이위안 여건 '부정 평가'
중국 베이징 외곽에 건설 중인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원 월드 시티 프로젝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생존 기로에 섰던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면서 기사회생했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의 부채 우려가 상존해 있는 까닭에 후속 추이에 촉각이 곤두서는 모습이다.

6일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이 유예기간 만기일 5∼6일 전에 달러 채권 2건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약 297억원)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구이위안은 납부 마지막날인 지난달 7일까지 이자를 내지 못한 데 이어, 유예기간 30일 안에도 이자를 못 낼 경우 디폴트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었다.

앞서 시장에서는 비구이위안이 자체 해결 의지를 보이는 데다 중국 당국이 부동산 부양에 사활을 거는 만큼 이번 이자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말레이시아 링깃화 표시 채권 이자 285만 링깃(약 8억1000만원)을 만기일 전에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비구이위안 채권단은 2일 만기될 예정이었던 39억 위안(약 7094억원)어치 위안화 채권의 상환 기한을 2026년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 취재에 응한 채권단 관계자는 비구이위안이 별개의 위안화 채권 8건의 원금 지급 기한을 3년 연장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비구이위안에게는 당국의 긴급한 부양책이 적시에 필요한 도움이었다. 지난달 중국 금융당국은 최대 80%에 달했던 주택 구매 최소계약금을 20~30%로 내린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베이징 등 대도시의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대폭 완화하고 기존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낮췄다.

다만 중국 부동산 부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구이위안 순손실이 막대할 뿐 아니라 당장 갚아야 할 채무액도 상당한데, 이런 악조건이 부동산 시장 전반에 적신호로 감지되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비구이위안의 상반기 순손실은 489억 위안(8조9000억원)이고 앞으로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채무액은 150억 달러(약 19조9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절리나 쩡 애널리스트는 비구이위안의 자금 조달 여건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주택 판매 회복세에 따라 (비구이위안을 비롯한) 민영 개발사 생존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크리스티 헝 애널리스트는 중국 당국 부양책이 주택 판매 둔화세를 약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겠지만 경기 자체 회복에 대한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