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태풍 '카눈' 우려에…배민·쿠팡이츠·요기요 '비상 모드' 돌입

김아령 기자 2023-08-10 17:41:49
강풍‧폭우에 배달 플랫폼 업계 '초긴장' 배송 지연 미리 안내하고 배달 거리 축소 기상악화 시 임시 운영중단 조치도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이코노믹데일리]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배달 플랫폼 업계가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태풍 영향권에 속한 지역의 배달을 임시 중지하거나 근거리 배송만 가능하게 하는 등 라이더(배달 기사)의 안전과 태풍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일 배달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는 태풍 진행 상황에 따라 배달 지역 및 거리를 조정하고 있다. 기상악화 속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배달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배달의민족은 지역별, 시간대별 기상 및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라이더에는 안전 운행을 유도하는 알림과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 전면에는 기상악화 시 배달이 늦어질 수 있음을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또 태풍 경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악화로 배달이 어려울 경우, 해당 지역은 임시 운영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직접 배달을 수행하는 배민1의 경우 이날 오전 9시 기준 경상·전라·제주도 등 태풍 영향권에 속한 지역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임시 중단했다.
태풍 '카눈'과 관련해 배달의민족(왼쪽)이 배달 임시 중지를 공지한 화면, 쿠팡이츠가 배달원들에게 전달한 안전배달 가이드 [사진=각 사]
 
쿠팡이츠도 태풍 상황에 따라 배달 거리를 단축했다. 현재 가까운 매장만 주문이 가능하도록 앱 전면에 공지를 띄워 안내하고 있다.
 
배달 파트너의 안전 안내 공지도 문자로 배포했다. 쿠팡이츠는 태풍 발생 시 지켜야 할 배달 가이드로 △고속주행 시 1~2단의 저단 기어를 사용한 저속 이동 △앞 차와의 거리는 평소의 2배 이상 유지 △위험이 높은 강변·하천 등 장소 피한 고지대 주차 △대형 간판·큰 나무 아래 주차 금지 등을 꼽았다.
 
요기요 역시 이날 한때 대구 지역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라이더의 안전을 최우선하기 위해 추후 서울·수도권 지역 서비스 일시 중단 가능성도 열어놨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더의 안전을 위한 단계별 대응책을 마련해 상황에 따른 선대처를 하고 있다”며 “기상 악화로 배달이 어려울 경우 배달업주와 라이더 모두의 안전을 위해 서비스 운영 중단까지 고려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 상황과 관련해 라이더들도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의 한 카페에서 라이더 A씨는 “오토바이 타면서 가장 무서운 게 바람이다. 오토바이를 세워도 넘어질까 불안하고 바람에 낙하물 떨어질까 무서워서 절대 안 탄다”고 했다.
 
라이더 B씨도 “태풍 오는 날 도로에 병 굴러다니는 거 밟았다가 넘어져서 큰일날 뻔한 적이 있다”며 “시야 확보가 좋지 않은 오늘 같은 날 배달하면 대형사고가 허다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라이더 C씨는 “돈이 필요하면 날씨는 안 본다. 날씨보다 중요한 게 돈”이라며 배달을 나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라이더 D씨 역시 “기상악화 때 배달하면 기상할증이 붙는다"며 "단가는 그때마다 다르긴 하지만 날씨가 위험해 기사들이 많이 안 나오면 배달료가 쎄져(높아져) 저 같은 경우 일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