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지난 7월부터 폭우에 이은 폭염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가능성이 점쳐지며 농·축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폭우로 시설 재배 하우스와 과일 산지가 직격탄을 맞았고, 폭염으로 닭과 돼지들이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오는 9일에는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밥상 물가 상승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국에 쏟아진 폭우로 농산물 값이 치솟는 가운데 배추 도매가격도 일주일 만에 7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도매가격은 지난 4일 기준 10㎏에 2만240원으로 일주일 전(1만1572원)보다 74.9% 상승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는 118.4%, 1년 전보다는 2.8% 높다.
배추 가격 상승에 더해 무, 대파, 양파 등 부재료 가격도 올라 김치를 담그려는 사람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 도매가격은 20㎏에 2만9040원으로 일주일 전(1만7029원)과 비교해 70.5%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128.7%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해 26.3% 높은 수준이 됐다.
대파 도매가격은 1㎏에 3084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23.6% 올랐고,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6.7% 상승했다. 1년 전보다는 22.2% 비싸다.
장마 뒤에 전국적으로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가축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는 이날 기준 23만6709마리로 잠정 집계됐다. 축종별로는 가금류가 22만6670마리로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돼지 1만39마리, 양식 넙치 6800마리 등이다.
특히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경우 지난달 극한 폭우로 100만마리 가까이 폐사한 이후 다시 피해가 겹치면서 농가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축산농가들은 축사에 환풍기를 동원해 더위를 식혀주고 사료에 영양제 등을 섞어 먹이는 등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주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바다의 수온도 올라가고 있어 양식장 어민들은 산소발생기를 연일 가동하며 산소포화도를 높이는 등 무더위와 싸우고 있다.
채소류 역시 장마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못한데다 폭염으로 병해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또 들썩이고 있다. 적상추와 깻잎, 시금치 등의 가격은 최근 일부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 전과 비교해 깻잎(2㎏) 도매가격은 4만1760원으로 1만9200원 대비 117.5% 상승했다. 시금치(4kg)는 6만140원으로 99%가, 적상추(4kg)는 6만4140원로 92%가 올랐다.
이 같은 장바구니 물가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6호 태풍 카눈은 9일부터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해 태풍도 농산물 가격 상승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다음 달 추석 등에 따른 수요 증가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정부는 향후 폭염 등 기상악화에 대응해 수급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비축물량 방출과 계약재배 확대, 수입 조치 등을 통해 최대한 수급을 맞춰가겠다는 입장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달에 이어 지난 3일에도 강원특별자치도 고랭지 배추밭을 찾아 여름배추 생육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사전에 물량을 대량으로 계약하고 저렴하게 물건을 조달할 수 있는 원산지를 확보하는 등 인프라를 활용해 가격을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단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폭우에 이은 고온다습한 날씨로 병해충이 발생하며 일부 작물 시세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태풍 ‘카눈’이 영향권으로 들어올 경우 강풍과 폭우에 따른 산사태 등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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