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삼성 '新경영선언' 30주년, JY 발언으로 본 '뉴 삼성'

고은서 기자 2023-06-07 16:16:42
故 이건희 회장의 30년…"혁신과 추진력" JY가 내세울 '승어부' 전략, 기술과 인재 '초격차 기술·인재' 내세운 청사진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유대길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저희 삼성도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첨단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개발 노력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4월 충남 아산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투자 협약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30년이 '혁신'이었다면 이재용 회장의 30년은 '초격차와 인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신(新) 경영 선언'이 30주년을 맞았다. 이 선대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전 세계 임원들을 불러 모아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이 선대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며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했다.

신 경영 선언은 삼성이 초일류 회사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1993년 자산 41조원에 불과했던 삼성은 10배 이상 성장하며 지난해 기준 자산 448조원을 가진 대한민국 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특히 스마트폰과 메모리 반도체, TV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재계에서는 취임 8개월 차에 접어든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당시 "이건희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 전략은 다름 아닌 초격차 기술과 인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가면서 초격차를 통한 뉴 삼성 구축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앞으로 이 회장은 시스템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영향력을 점차 키워갈 것으로 예상된다. 30년간 삼성 주력 사업이었던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국한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 회장은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시스템 반도체 투자 금액을 기존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시밀러를 주축으로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자는 구상도 내놨다.

이 회장의 뉴 삼성 그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인재다. 국내외 사업장을 직접 챙기며 현장 경영을 이어간 이 회장은 앞선 2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열린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것도 이 선대회장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행보다.

한편 이 회장은 향후 사업에서 지속 가능성과 초연결 사회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든 것, 어디서든, 나를 위한 모든 것(everything, everywhere, all for me)'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웠다. 다가오는 초연결, 초개인화 시대를 선도하자는 의미다.